고용노동부 박종길 직업능력정책국장은 18일 “나이가 들어도 능력이 있어야 한다. 고령자에게 능력은 첫 째가 건강이고, 그 다음은 경제적 여유”라며 “직장생활 중 경제적으로 적립을 해두든지, 그게 아니라면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글랜드 호텔에서 뉴스토마토와 토마토TV가 주최한 ‘2015 은퇴전략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이 같이 말했다.
우선 박 국장은 “한국의 고령화율이 선진국에 비해선 높지 않다. 하지만 2050년이 되면 독일, 스웨덴, 스페인보다 훨씬 높아진다”며 “문제는 속도다. 고령화를 거쳐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기간을 보면 일본이 36년, 프랑스가 154년인데 반해 한국은 26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이어 “이건 준비가 되지도 않았는데 사회와 국가가 고령화로 진입한다는 의미”라며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는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인구가 줄고, 다시 소비계층이 줄어 경제가 위축될 우려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국장은 “지난해 81.5세인 기대수명이 2060년 90세에 가까워진다. 노년부양비는 2010년 15.2%에서 2060년 80.7%로 증가한다”며 “이는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종교 전쟁과 이념 전쟁이 아닌 세대 간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10년 6.6명의 생산가능인구가 노인 1명을 부양했다면 20년 뒤인 2030년에는 2.6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여기에 국민연금 및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지급액도 급증하는 추세다.
고령화 시대의 해법으로 박 국장은 능력개발과 직업훈련을 통한 장년(50~64세) 고용률 제고를 제시했다.
2006~2012년 한국고령화패널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력은 평균 53세였다. 정년퇴직자 비중은 7.6%에 불과했으며 16.9%가 권고사직·명예퇴직 등 조기퇴직이었다. 하지만 전체 기업의 96.2%는 전직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여기에 20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퇴직 전 서비스판매직(26.8%), 관리사무직(22.0%)에서 주로 일했으나, 퇴직 후에는 상당수 단순노무직(35.9%)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평균소득은 20년 이상 장기근속자를 기준으로 1차 은퇴 전 593만원에서 재취업 후 184만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직업훈련 참여율은 연령이 많을수록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박 국장은 “장년들이 훈련에 잘 참여하지 않고, 취업연계도도 낮다”며 “베이비부머 특화과정도 성과가 안 좋다. 훈련이 잘 안 되는 면도 있겠지만, 장년 일자리가 다양하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 국장은 “노동력 부족, 노인빈곤 등 고령화의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가진 장년들의 노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령화를 부담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일과 연계하면 국가적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실업이 워낙 큰 문제라 청년일자리펀드도 만들고 있지만, 고령이 더 큰 고비”라며 “청년과 고령을 함께 안고 갈 수 있는 방법으로 가고 있는데, 임금피크제의 경우 오해도 있지만 그런 시도들이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18일 서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2015 은퇴전략포럼'에서 박종길 고용노동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