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신항 항로 증심준설 및 배후단지를 조속하게 조성·공급하고,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 건설 등 배후 교통망을 빨리 확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항만운영과 물류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 할 것입니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사진)은 지난 3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취임 2년차 핵심목표인 '인천신항 활성화'를 위해 공사의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사장은 "인천신항 개장으로 그동안 비싼 내륙운송 비용에도 불구하고 남부권 항만을 이용해야만 했던 수도권 화주기업들이 내륙수송 물류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며 "이는 한국 제품의 글로벌 가격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은 물론 수입제품 가격 인하와 내수시장의 물가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물류뿐만 아니라 관광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물류관광 플랫폼 구축을 위해 터미널 배후부지에 항만시설 외에 상업·업무·레저시설 등의 복합시설을 유치해 인천항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한 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해 인천시, 인천도시공사와 함께 항만시설 감면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천항만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지 1년이 지났다. 민간 출신 첫 수장으로서 감회는?
▲지난 1년을 반추해 보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과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적 경제주체'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공사의 이익을 추구하면서도 국민과 국가를 위해 공익과의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은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그동안 만나 본 글로벌 선사들의 반응이 호의적이고 인천신항 전망에 대해서도 밝게 보는 것은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컨테이너 선사 또는 인천신항 개발 계획에 대해 높은 관심과 함께 대형선박의 투입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크루즈 사업 역시 세계적인 선사들의 인천항에 대한 관심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등 매우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인천신항 조기 활성화 방안과 향후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인천항만공사에서 일하기 전 해운선사에서 일한 경험과 노하우, 네트워크와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 선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최근 해운시장의 뚜렷한 추세인 선사 얼라이언스 확장에 초점을 맞춰 선대 운용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타깃선사들을 우선적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다. 2M·O3·CKYHE 등 아직 인천신항에 기항하지 않고 있는 선사들을 유치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이미 인천신항을 이용하고 있는 얼라이언스(G6)에서 노선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어느 얼라이언스가 기항하느냐 보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노선과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느냐의 여부다. 아울러 화주와 포워더 등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며 인천신항 이용의 장점과 기대 효과를 어필할 계획이다. 현재 B터미널만 문을 연 인천신항이 완전히 개장해 조기에 운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내년 초 개장하는 A터미널은 상부시설 건설공사에서부터 부두운영과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나를 포함한 우리 공사의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글로벌 항만' 도약을 위해 인천항이 보완해야 할 점은?
▲신항 증심 작업과 배후단지 조성과 가장 중요하다. 현재 미주행 원양노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향후 원양항로 추가 개설과 대형선 기항 가능성이 높은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신항 항로 증심준설이 이뤄져야만 한다.
이와 함께 배후단지 조성 역시 시급히 이뤄져야 할 과제다. 배후단지 조성은 증심을 하면서 나오는 준설토로 매립하는 것으로 증심과 배후단지 조성은 서로 맞물려 연계되는 사업이다. 특히 과거 인천항 제3준설토투기장(현 아암물류2단지)에 적용했던 가토제 공법을 활용, 전체 매립 대상지 중 일부를 집중 매립해 조기에 부지를 공급하는 단계적 조성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타 항만과 비교해 높은 운임 수준, 높은 내륙수송(트러킹) 비용 그리고 인천항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 등 비경쟁 요소를 해소하는 일도 중요하다. 서비스 가격 인하와 물동량 증가가 서로를 추동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화주 등 인천항 이해관계자들을 꾸준히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인천항 물동량 증가세가 위축됐는데 향후 물동량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썩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인천신항이 개장하고 원양항로가 개설되는 등 인천항의 서비스가 개선됐고, 일정 정도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와 중국 경제, 우리 경제 상황이 모두 다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인천항뿐만 아닌 국가 전체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헤쳐 나갈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우선 물동량 목표치부터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실현 가능성 없는 물동량 증가를 기대하기 보다는 소폭 증가 내지 유지 수준으로 현실화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벌크화물의 경우 석유·유연탄 등 에너지·화학제품 화물이 시설 및 가동 확대로 물량이 늘면서 전체적으로는 전년보다 소폭 증가하고, 철강·자동차 등 일반화물은 보합 내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메르스 여파로 인천항의 크루즈선 기항이 급감했다. 극복방안 및 향후 크루즈선의 경제적인 효과를 높일 계획이 있다면. 또 인천항 크루즈 전용 부두와 터미널 건설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동북아 시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글로벌 크루즈선사와 중국 국가여유국, 중국국적 크루즈선사, 전문 여행사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박람회 참가, 팸투어, 인터넷 홍보 등 다양한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포트마케팅에서 세계 2위 컨테이너선사인 MSC 산하 MSC크루즈 소속 크루즈선의 내년 3회 기항을 확정짓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또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올 연말까지 크루즈선에 부과하는 접안료, 정박료 등 항만시설 사용료를 50%까지 감면하기로 하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도 내놓고 있다.
크루즈 기항의 경제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골든하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터미널 배후부지에 항만시설 외에 상업·업무·레저시설 등의 복합시설을 유치해 인천경제와 인천항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특화 앵커시설들이 배치된 리조트형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아웃렛, 레저, 문화시설 등이 포함된 해양문화 관광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국제여객부두 건설의 경우, 선도사업 격인 크루즈전용부두와 터미널은 내년 7~8월, 신국제여객부두와 터미널은 2018년 하반기에 개장·운영될 예정이다. 크루즈 전용부두·터미널은 조만간 설계용역이 시작될 예정이며, 신국제여객부두 건설은 현재 6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끝으로 IPA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개인적인 포부를 이야기해 달라.
▲인천항만공사는 앞으로 물류만이 아니라 관광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물류관광 플랫폼으로 발돋움 해 인천과 수도권 경제의 성장과 발전을 견인하는 리더 역할을 할 것이다. 앞으로 한중 FTA나 미국경제 회복 등을 계기로 인천을 통한 수출입 물량이 더욱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시기에 대비해 인프라와 서비스 측면에서 인천항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또, 그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천항만공사의 초석을 다진 사장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개인적인 포부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이 인천항 신국제여객부두 건설현장에서 팀장들과 건설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인천항만공사.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