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비정규직의 임금상승률이 정체되는 원인으로 근속기간 제한(2년)을 지목했다.
9일 고용부는 통계청의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규직 근속기간은 지난해 8월보다 2개월 증가한 데 반해 비정규직 근속기간은 2개월 감소했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한시적·비전형 비정규직이 시간제로 유입되면서 비정규직 근속기간의 평균값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시적·비전형 노동자를 모두 비시간제로 분류하면 시간제는 전년 대비 10.1% 증가한 반면 비전형은 1.2% 줄었다. 한시적 비정규직도 0.9% 증가에 그쳤다.
특히 고용부는 비정규직의 근속기간이 늘어날수록 임금이 함께 올라간 점을 근거로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짧게 제한한 것이 근속기간 증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면, 결과적으로 사용기간을 제한한 규정이 비정규직 임금상승을 저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고용부는 또 “업종·직종의 특성상 사용기간 제한을 통한 정규직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영역이 존재한다”면서 “사용 제한기간 연장 등 법·제도적 개선을 통해 비정규직이라도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에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용부는 시간제 노동자가 늘어난 배경으로 경력단절 여성 등 비경제활동인구의 노동시장 재진입을 들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고용부는 “정규직이 비정규직으로 이동한 것이 아니라 미취업 상태의 비경활인구가 일자리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간제의 근로조건도 대체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용형 기간제가 증가하고, 월 평균임금도 여러 고용형태 중 가장 큰 비율(6.5%)로 상승했으며, 평균 근속기간이 늘고, 퇴직금·상여금 등 근로복지수혜율도 올랐다. 또 서면 근로계약 비율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발적 선택 비중이 감소하고, 고령층 유입이 늘면서 사회보험 가입률이 하락한 문제도 있었다.
한편 3개월 월 평균임금은 정규직 269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3.5%, 비정규직은 146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부는 시간제·단기근속자가 큰 폭으로 늘면서 전체 비정규직의 임금상승률이 소폭 증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동일 업종·근속기간의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는 10.2%로 전년 11.0% 대비 0.8%포인트 감소했다. 시간제를 제외할 경우 격차는 7.6%(전년 8.0%)로 좁혀진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