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17일 간접고용 규제에 대해 “대한민국이라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인지, 사업의 도급관계를 규제하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장관은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이 필요한 이유로 비정규직보호법 제정 후 간접고용이 늘어난 점을 들었는데, 간접고용 자체를 규제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대신 이 장관은 도급·용역을 중간용역(기간·파견제)으로 끌어올려 단계적으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기간을 연장하면서까지 상시·지속적 업무에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은 노사정 합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이 장관은 “(선진국에서도) 15~20%는 비정규직이다. 모든 기업들이 미래가 (지금과) 똑같이 갈 것이라고 전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도 (사용기간 제한의) 위헌성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모든 상시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쓰라고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 장관은 “2년마다 근로자를 교체하면 인건비가 적게 든다. 1~2호봉을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쓰는 것인데 그건 막아야 한다”며 “임금의 공정성을 직무성과 중심으로 보장해야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비정규직을 쓰는 요소가 줄어든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장관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청년수당 끝장토론을 제안했다가 거둬들인 데 대해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금요일에 (박 시장이) 끝장토론을 하고 싶다고 해서 환영했는데 다시 안한다고 해서 황당했다”며 “(특히) 고용부 장관이 아닌 기획재정부 장관과 한다고 해서 나 나름대로 고용노동부가 청년고용을 위해서 정성을 다하고 있고, 청년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데 청년수당은 청년고용과 관련된 것인데 고용부와 하지 않는다고 해서 섭섭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어 “(박 시장이 청년수당 정책을 내놓은 것이) 정치적인 얘기라고 하는 것도 거론되는데 나는 그런 쪽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고 본다”면서 “청년을 위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순간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정책을)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