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의 매출채권 규모가 지난해 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받아야 할 외상값으로 매출 대비 매출채권 비율이 너무 높으면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각 대형건설사의 하청공사비도 지연돼 전반적으로 건설 산업 생태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보통 신규분양 등 사업이 확대될수록 매출채권 규모도 늘기 마련이지만 건설사들이 각종 비용절감 노력과 함께 외상값 회수율을 높이면서 신규분양 증가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매출채권 규모는 2조70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국내 10대 건설사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삼성물산(000830)을 제외하고 9개 건설사의 매출채권 규모는 총 13조425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16조1258억원 대비 16.7% 감소했다. 2013년 3분기 매출채권 규모가 16조2126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들어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9개 건설사 중
현대건설(000720),
대우건설(047040),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003600)건설 등 5곳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이중 롯데건설이 47.0%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채권이 가장 많이 줄었고 이어 현대건설(21.2%), 포스코건설(20.8%), SK건설(19.2%), 대우건설(2.6%) 순으로 집계됐다. 감소액 기준으로는 SK건설이 5381억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신규분양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예정보다 분양 일정을 앞당기거나 미분양 물량이 감소한 곳이 많다"며 "이로 인해 기존 매출채권이 정상매출로 인식되면서 매출채권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대규모 분양으로 인해 완공이 되는 향후 2~3년 후 다시 매출채권 규모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다며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3년 후 부동산 침체가 다시 시작될 경우 올해 시장에 쏟아져 나온 물량이 미분양으로 전환될 수 있다"며 "할인분양 물량이 늘수록 매출채권 규모가 커지는 것은 물론 손실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