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저론’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사회적 불평등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특히 노동자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멕시코, 칠레와 최하위를 다퉜다.
고용노동부가 22일 발간한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의 ‘고용노동 관련 OECD 국제비교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2015년 임시직근로자 비중은 21.7%로 29개국 중 5번째로 높았다. 우리나라의 임시직근로자는 기간제와 단기기대, 파견, 일일근로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임금근로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말은 고용안정성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반면 임금과 사회보장기금, 연금기금을 포함하는 피용자보수는 30개국 중 21번째에 머물렀다. 미국 달러를 기준으로 한 우리나라의 지난해 피용자보수는 3만2000달러로 스위스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과 취업시간은 멕시코, 칠레와 1위를 다투는 데 반해 근속기간은 OECD 국가 중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연간 근로시간은 2057시간으로 26개국 중 3번째로 길었으며, 가장 짧은 독일(1302시간)보다는 755시간 길었다. 연간 취업시간도 2124시간으로 멕시코(2228시간)에 이어 2위였으며, 독일보다 755시간 길었다. 여기에 2007~2012년 은퇴연령은 평균 71.1세로 멕시코(72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반면 근속기간은 5.6년으로 통계가 발표된 25개국 중 가장 짧았다. 1위인 이탈리아(12.2년)보다 6.6년 짧았으며, 4위인 포르투갈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었다. 이밖에 2011년 노동조합 가입률은 9.9%로 29개국 중 4번째로 낮았다. 이는 칠레(15.0%)보다도 낮은 수치다.
종합하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취업이 가장 어렵고 또 가장 많이, 가장 오래 일하는 편에 속하나 고용안정성은 최저 수준이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우리나라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2013년 미국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6만2000달러로, OECD 34개국 중 22위에 그쳤다.
노동자들 간 불평등 역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2012년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23.9%로 미국(25.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임금격차를 보여주는 임금 10분위수 배율도 4.6으로 23개국 중 2위였다. 더불어 중위소득 50% 미만 계층의 비율인 상대적빈곤율은 2012년 기준 14.6%로 34개국 중 6번째였다. 이는 OECD 평균보다 4.7%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성별 임금차이는 36.3으로 OECD 평균(14.5)의 2.5배, 뉴질랜드(6.2)의 6배에 달했다. 성별 임금차이는 남성의 임금이 100일 때 여성과 임금 차이를 의미한다.
다만 학력 등 성취지위에 따른 임금격차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양호한 수준이었다. 또 노동환경이 전반적으로 열악한 탓에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307로 OECD 평균치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1가에서 2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