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최근 미국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 우려돼 정신과 치료를 상담하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웃지 못할 기사가 보도됐다. 이렇듯 호불호가 분명한 후보이지만 더 이상 트럼프 신드롬을 단순 해프닝으로만 볼 수는 없다.
뉴욕타임즈(NYT)는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들의 특성을 두 단어로 요약했는데, 이들은 분노했고(Angry) 충성스럽다는 것(Loyal)이다. 이들은 왜 트럼프에 이처럼 열광하는 것일까?
포브스는 트럼프가 미국인들의 분노와 피해의식을 효율적으로 선거 활동에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 트럼프 역시 스스로를 “나는 분노한 미국인들의 대변자”라고 일컬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은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로 이들의 대부분은 백인 남성이며 저소득, 저학력 층이다. WP의 조사에 따르면 연간 소득이 5만불 이하인 사람들의 50%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를 지지한 비율은 전체의 47%였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저소득, 저학력 층 백인 남성들은 자살률이 높을 뿐 아니라 사회에 대한 불만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번째 특징으로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대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에 대해 ‘이민법’을 꼽았다. 이들은 이민자들이 미국인들, 특히 백인 남성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갔을 뿐 아니라 테러에 대한 위협을 높인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세계화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계층은 바로 중산층 백인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자극적인 언행이 이들을 위로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세 번째로는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기성 정치에 지쳤으며, 세계화가 이루어지기 전 백인 남성들이 일자리를 지배했던 옛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계속되는 FTA 무역 체결 등으로 인해 오히려 중산층 백인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분노를 표출한다.
트럼프가 성공한 사업가라는 점 역시 무역에 있어 신뢰감을 높인다는 분석이다. 트럼프가 다른 나라와 무역에 있어 절대 미국이 손해 볼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아울러 젊은 층 사이에서는 리얼리티 쇼 출신이기도 한 트럼프의 유머와 화려한 임기응변에 마음을 빼앗긴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에 느껴보지 못한 정치인의 파격적인 언행과 스타일에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는 ‘Make America Great Again'으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의미다. 여기에는 기성 정치로 인해 지금은 미국이 위대하지 않게 됐다는 비판과 분노가 깔려 있고 이러한 분노에 힘입어 트럼프의 인기도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