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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엔고에 휘청이는 일본…무역수지 적자 전환
수출, 8개월째 내리막…수입도 13.8% 줄어
입력 : 2016-06-20 오후 4:36:06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엔화 강세의 충격으로 일본의 무역수지가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하며 부진했던 가운데, 다수의 전문가는 이번 수치가 예상보다도 훨씬 악화됐다며 우려감을 내비쳤다. 또한 엔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지적이다. 
 
엔고·구마모토 지진·신흥국 수요 둔화 등이 수출 끌어 내려
 
20일 일본 재무성은 5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3%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인 10.4% 감소와 직전월의 10.1% 감소를 모두 하회한 결과다. 특히 일본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14.9%나 줄어들었고 미국으로의 수출도 10.7% 감소하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반적인 아시아로의 수출도 13% 줄었고 유럽연합(EU) 지역의 수출도 4% 감소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철강 출하가 24.1%나 줄어들었고 세미컨덕터와 같은 전기 부품 출하 역시 20%나 줄어들었다.
 
5월 수입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 예상치인 13.8% 감소와 부합하고 직전월의 23.3% 감소는 상회하는 것이다. 재팬투데이는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입 역시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5월 무역수지는 41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00억엔 흑자와 직전월의 8240억엔 흑자를 모두 큰 폭으로 하회한 것으로, 4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이 기간 엔화 가치가 계속해서 강세를 보이며 수출에 악영향을 미쳤고 결국 무역수지 적자폭을 키웠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일본의 정책 불안 등의 다양한 요인으로 올해 들어 엔화가치는 15%나 급등하며 수출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주 엔화 가치는 2013년 8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영국의 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 불안감에 안전자산인 엔화에 매수세가 몰리며 엔화 강세 현상은 장기화되고 있다.
 
히로아키 무토 토카이도쿄리서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일본의 수출은 그야말로 정체됐다”면서 “일본의 공급 체인이 망가졌을 뿐 아니라 해외 수요도 매우 부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4월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했던 지진 역시 전자제품과 자동차 부품 공장에 영향을 미쳐 수출 경기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엔고 이어진다면 앞으로 전망도 어두워
 
다수의 전문가는 수출 경기 전망이 어둡다고 지적한다. 특히 엔화 강세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수출 경기가 계속해서 악화되고, 수출에 의존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 역시 크게 줄어들어 전반적인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그동안 엔저에 힘입어 우수한 실적을 기록해온 도요타 역시 최근 5년만에 처음으로 순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과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감은 엔화 강세를 더욱 연장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츠시 타케다 이토추 이코노미스트는 “영국의 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다가오고 있고 연준의 금리 인상 연장 가능성에 계속해서 엔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일본 경제의 하방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일본 당국이 환율과 관련해 언제 개입에 나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물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아소 다로 재무상 등은 언제든 환율 개입에 나설 수 있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미르자 베이그 BNP파리바 환율 이사는 “주요 20개국(G20)이 일본의 시장 개입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일본이 환율 개입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뿐 아니라 일본은행(BOJ)이 나 홀로 환율 개입에 나섰을 때 별로 결과가 좋지도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일본은 자기들의 방법대로, 자기들의 시간에 행동에 나서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언제 개입에 나설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환율 개입이 어렵더라도 BOJ가 7월 정책회의에서 다른 종류의 추가 부양책을 펼칠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 회의에서 BOJ가 행동에 나서지 않은 만큼 7월에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수출 지표마저 부진하게 나온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아베노믹스에 대한 회의감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어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마켓워치는 "이번 지표는 아베 총리의 정책이 모멘텀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아베 총리의 어깨에 더 큰 부담이 얹어지게 됐다”고 표현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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