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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인사이트)"화석연료는 NO…100% '재생에너지'만 씁니다"
글로벌 기업들, 태양광·풍력에너지로 전환…기후변화 대응·비용절감 '1석2조'
입력 : 2016-07-06 오후 12:00:00
재생가능에너지가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재생가능에너지'는 태양열, 풍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과 같이 고갈되지 않는 자연자원으로부터 얻는 에너지를 말한다. 흔히 줄여 '재생에너지'라고 부르는데,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 친환경 에너지로 최근 활용이 급증하는 추세다. 한 통계에 따르면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전력의 약 23%가 재생에너지를 통해 조달된다고 한다. 2014년 신규 발전설비 중 절반이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설비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최근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경제적 효과, 기후변화와 환경적 책임, 정부의 정책적 지원 등을 고려해 잇달아 재생에너지를 선택하고 있다고 영국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로의 100% 전환을 약속하고 나섰다. 2012년부터 이케아를 필두로 사용전력을 전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기업들이 등장했다. 이들은 2014년 환경단체 클라이메트그룹(Climate Group)과 환경리서치회사 CDP와 연합해 'RE100'을 결성했다. 기업의 사용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고 약속한 RE100 회원은 현재 코카콜라, 월마트, 스타벅스, 골드만삭스, 구글 등 전 세계 68개 기업에 이른다. 클라이메트그룹이 내놓은 최신 RE100의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참여 기업들은 2014년 자료를 기준으로 평균적으로 100% 목표 달성의 50% 지점에 도달한 상태다. 이미 100% 전환을 달성한 기업도 여럿 있으며, 2020년까지는 평균 80%의 목표 달성을 이룰 것으로 클라이메트그룹은 전망했다. 
 
RE100 기업의 산업별 재생에너지 전환 현황. 자료/클라이메트그룹
 
재생에너지 채택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현재 중요한 시점에 있다. 태양광에너지 가격이 2008년보다 50%이상 내리는 등 재생에너지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전력비용을 절감하는 측면에서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접근법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면 전통적인 에너지 시장의 가격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다. 다국적 동물사료업체 마스(Mars)의 케빈 라비노비치 지속가능성 부문장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는 비결"이라며 "기후를 보전하는 것이 곧 비용절감을 이루는 길"이라고 언급했다. 
 
기업이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는 두 가지 방식이 허용된다. 하나는 발전설비나 전력회사로부터 재생에너지를 직접 조달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생에너지 크레딧(REC)'을 구매하는 것이다. REC는 보유한 REC만큼 기존의 에너지 사용을 상쇄할 수 있는 제도로, 1REC를 구매하면 1메가와트시(MWh)만큼의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실행 초기부터 논란이 되어온 이 제도는 실제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사용한 것처럼 가장한다고 지적받아 왔다. 일각에서는 REC를 '뿌듯한 사기'라고 부르며, 재생에너지와 화석연료 간의 비용차이도 흡수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REC 지지자들은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한 쉬운 첫 단계"라고 평가하고 있다.
 
가격하락으로 인기 높아진 재생에너지 
 
가장 일반적인 재생에너지 조달 방법 중 하나는 태양전지판을 설치해 태양광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태양전지판 설치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연방정부의 세금감면 정책으로 많은 기업들이 태양광에너지를 선호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태양전지판 한 개의 도매가격은 와트당 0.65달러인데, 이는 일년전 0.74달러에 비해 10%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2008년 와트당 4달러에 비해서는 80%이상 내린 값이다. 게다가 미국 연방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비용의 30%를 소득세와 상쇄할 수 있도록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어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태양광에너지 소비 기업인 월마트를 비롯해 코스트코, 메이시, 존슨앤존슨, 제너럴모터스(GM) 등 굴지의 기업들이 태양광에너지 소비를 늘리고 있다. 구글은 캘리포니아 주의 본사 캠퍼스에 1.9메가와트 규모의 태양전지판을 설치했는데, 이는 본사에서 필요한 최대 에너지 사용량의 30%를 조달할 수 있는 규모다. 애플은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데이터센터와 사무실 근처에 수많은 태양전지판을 설치하고 데이터센터에 자가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그린테크 미디어회사인 GTM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태양광에너지의 상업적 소비는 30% 증가하고 2020년까지 3배 더 늘어나 38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GTM리서치는 올해 미국 내 태양전지판의 설치가 작년에 비해 94% 증가한 14.5기가와트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리사 잭슨 애플 수석부사장이 미국 노스캐롤리나 주 메이든에 위치한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수많은 태양전지판을 소개하고 있다. 애플은 미국 내 모든 데이터센터를 재생에너지로만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신화
 
몇몇 기업은 에너지 공급회사와 협력해 풍력발전소를 세우는 방법을 택했다. 마스는 수미토모(Sumitomo)와 협력해 미국 텍사스 주에 200메가와트, 118터빈 규모의 풍력발전소를 세우고 2015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마스는 현재 이 발전소로부터 미국 내 사용 전력량의 100%를 공급받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해 패턴에너지(Pattern Energy)와 함께 총 생산 전력 200메가와트의 절반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풍력발전소 설립에 착수했다. 이는 월마트가 미국 전역에서 소비하는 전력량의 약 18%를 차지한다. 한편 월마트는 최근 100%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에 32% 도달한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구글·애플은 재생에너지 '판매'하기도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뿐 아니라 직접 판매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2010년 에너지 판매 자격을 취득한 구글은 자사의 에너지 발전설비에서 생산된 에너지의 여유분을 인근 주택 등에 팔면서 재생에너지에 쏟은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고 있다. 아웃도어 의류업체 파타고니아는 지난 3월 3억5000만달러 규모의 합작을 통해 미국의 1500개 주택에 태양전지판을 설치하는 사업에 뛰어들었다. 친환경 기업으로 알려진 파타고니아는 자체 태양광 발전시스템을 보유할 예정으로, 캘리포니아의 선지비티(Sungevity)라는 회사에게 태양전지판 설치와 관리 및 고객서비스를 맡기기로 했다. 애플도 최근 신사옥 등에서 생산되는 태양광에너지의 여유분을 팔기 위해 연방정부에 허가를 신청했다. 태양에너지를 또 다른 수입원으로 만든 이 기업들은 에너지공급서비스 사업에 진출해 지역과 주민들에게 재생에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재생에너지 소비 위해 기업연합도 구축
 
기업들에게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태양열, 풍력, 바이오매스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며, 재생에너지 생산과정을 이해하고 구매방식을 결정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들이 연합해 지원 조직을 구축하는 등 재생에너지 소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14년 GM, 인텔, 월마트 등 12개의 대형 기업들이 함께 '기업재생에너지구매원칙'을 제정했다. 재생에너지 도입과정에 대한 이해 증진과 기업 간 실질적인 정보 공유를 위해서다. 기업재생에너지구매원칙은 6개로 구성돼 있는데 단기계약보다 고정 가격의 장기계약을 추천하고, 전력구매협약 등의 제3자 금융상품을 활용할 것 등을 권장한다. 
 
'재생에너지구매자연합(REBA)'은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스북, 아마존 등 60여개 기업이 결성한 단체다. REBA는 환경문제 관련 비정부기구 4개 단체와 연계해 2025년까지 미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60기가와트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는 미국 내 모든 화력발전소가 생산하는 에너지를 대체할 수 있는 용량이다. REBA는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노력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입법자와 규제기관, 전력회사는 기업의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을 연구하는 비영리기관 세레스(Ceres)의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가격은 하락했지만 지역적 규제와 제한된 공급으로 지역마다 가격차이가 크다. 게다가 몇몇 국가와 미국 내 주들의 재생에너지 지원책이 일관적이지 않아 추가적인 가격 하락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케빈 가드너 월마트 글로벌책임소통 선임국장은 "몇몇 주에서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공급자와 가격을 협상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거나 업계 외의 공급자로부터의 재생에너지 조달을 금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지선 국제경제분석가·미국공인회계사
 
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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