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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올릴까 말까…딜레마 빠진 중국
임금 상승으로 공장 해외이전 늘어
입력 : 2016-07-27 오후 4:14:26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이 임금인상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경제 수준이 개선되면서 임금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임금이 올라가면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아 실업률이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한 공장. 사진/뉴시스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의 제조업단지로 유명한 중국 진주강 삼각주 지역에 '임대' 간판이 적힌 텅 빈 공장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전체 임금 상승률은 그리 높지 않은 가운데, 최저임금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공장 노동자들의 임금도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장들이 더 저렴한 노동력을 찾기 위해 베트남이나 태국으로 이전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광동성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중국인 찬 케이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의 급여 및 복지 수준이 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 너무 높은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케이는 "5개의 공장을 소유하고 있었지만 최저임금 상승으로 4개 공장의 문을 닫아야 했고 노동 인구도 2008년 대비 85%나 줄여야만 했다"고 말했다.
 
또는 많은 공장들이 값싼 티셔츠와 플라스틱 물건 등의 제조에서 보다 마진이 많이 남는 럭셔리 제품들을 제작하는 것으로 사업 모델을 바꾸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더 이상 값싼 제품들을 제조하는 것으로는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지방 정부들에게 점진적이며 신중하게 최저임금을 인상할 것을 주문했고 지난 2월 광동성은 향후 2년간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렇게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으면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딛치게 된다. 중국 내에서도 전국적으로 최저임금이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광동성에서는 무려 173개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이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요구와 함께 공장측이 제대로 된 보험 혜택들을 주고 있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파업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들은 최저임금 상승 속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각자 다른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3월 상하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폭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충칭과 랴오닝의 경우 올해 20% 넘게 최저임금을 인상한 상태다. 그러나 두 결정 모두 모두를 만족시는 것은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물론 몇몇 이코노미스트들은 임금을 올리는 것은 노동자들의 소비력을 올리고 결국 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WSJ은 전체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은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뿐 아니라 오히려 실업률을 올릴 수 있다며 중국 정부가 이를 현명하게 조절해야 하는 어려운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우성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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