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작년부터 완판 행진을 지속해 온 세종시 청약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탄탄한 수요를 바탕으로 부산과 함께 지방 시장을 이끌며 '청약불패' 지역으로 불렸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와 수요 감소 전망에 열기사 식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종시 주택시장에 이상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20주째 상승세를 이어오던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거래건수 역시 큰 폭 감소한 모습이다.
한국감정원 집계를 보면 지난달까지 최근 5개월째 상승 흐름을 보였던 세종시 아파트값은 이달 첫째주 0.01% 떨어지며 21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견고한 수요를 바탕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오던 아파트 거래량 역시 크게 꺾였다.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거래건수는 작년 12월 대비 24.6%, 분양권 거래는 28.5%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작년 한해 4225건의 매매거래를 기록하며 1년 새 57.3% 늘었던 것과는 상반된 수치다.
작년 한해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청약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세종시 청약시장에 올해 수요감소와 규제여파, 물량 압박 등의 악재가 감지되고 있다. 11.3 부동산 대책 직전인 작년 10월 세종시 한 견본주택이 입장을 기다리는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강세를 보이던 청약 시장 역시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작년 12월 분양된 세종 e편한세상 푸르지오와 세종 더샵예미지는 각각 27.9대1, 44.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여전히 두 자릿수대 경쟁률로 마감에 성공했지만 11.3부동산 대책 직전인 작년 10월 최고 2000대 1, 평균 300대 1 이상의 단지를 배출했던 것에 비하면 경쟁률이 감소했다. 두 단지 모두 작년 세종시 전체 평균 청약 경쟁률 48.84대 1에도 못 미쳤다.
특히 같은달 분양된 1-1 생활권 세종 힐데스하임은 순위내 마감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일부 타입이 1순위가 아닌 2순위 마감되며 예전같지 않은 상황을 방증했다.
세종시 지역이 11.3 부동산 대책 규제 지역으로 묶인 데다 정부 청사 이전 완료 도래에 따른 수요 감소가 시장에 부정적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작년 대비 2배에 달하는 1만5000가구의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인 점도 향후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시점은 어느 지역이나 조정을 받는 시기니만큼 세종시라고 이를 피해갈 순 없다"며 "중장기적으론 전망이 밝은 지역이지만 기업유치나 편의시설 확충 등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생각보다 조정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