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정부가 재무상태가 부실한 항공사의 향후 면허 취소까지 검토하기로 하면서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가뜩이나 국내 저가항공사(LCC) 가운데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자본잠식률까지 기록하면서 퇴출에 대한 위기감이 현실이 되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거나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항공사에게 정부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린 후, 3년 이상 개선되지 않은 항공사는 면허취소를 검토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달 각 항공사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좌명한 국토부 항공산업과 사무관은 "관련 법안 개정이 지난해 10월 이뤄진 만큼 1년여의 유예기간을 주고, 개선 명령에도 불안정한 재무상태가 지속되면 소비자 편의와 종합적 측면을 고려해 면허취소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 공개되는 2017년 감사보고서부터 각 항공사의 재무상태가 판단되며 이르면 4년 뒤 면허가 취소되는 항공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자본잠식이란 납입자본금과 잉여금으로 구성된 기업 자본이 커진 적자폭에 잉여금을 모두 소진하고 납입자본금까지 잠식해 들어간 상태를 일컫는다.
특히 누적적자가 쌓여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로 접어든 경우 완전자본잠식이라고 한다. 때문에 자본잠식 여부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국적 항공사 8곳 가운데 지난해 기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곳은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이다. 양사는 지난해 각각 -11억4700만원과 -220억6200만원의 자본총계를 기록하며 107%, 157%씩의 자본잠식률을 보였다.
대형사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경우 8919억9000만원의 자본총계로 납입자본금이 완전히 잠식되진 않았지만 자본잠식률 13.1%의 부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우 상황이 조금 더 난처하다. 비록 지난해 여행수요 증가와 우호적 환율 및 유가를 기반으로 전년 대비 각각 296%, 34%씩 증가한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LCC 6개사 가운데 국제선 점유율은 5, 6위에 그쳤다.
하반기 국제선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플라이양양, K에어 등 신규 LCC의 시장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가며 업계 경쟁이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상태 부실'이라는 부담까지 안게 됐다.
이에 양사는 크게 개선된 영업실적과 기단 및 노선 확대 등으로 난관을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티웨이항공의 경우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50%, 영업이익 200% 수준의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1분기 자본잠식 상태 탈출을 자신하는 분위기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1분기에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 채무 제로 경영을 지속하고, 연내 보유 항공기 20대를 구축해 오는 2025년 매출 1조7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자체 집계를 통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신장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망되는 만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올해 전체를 놓고 봤을때 전년 대비 매출 130%, 영업이익 390%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연말 자본잠식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