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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4차 산업혁명시대, 청년일자리가 최우선이다
입력 : 2017-04-28 오전 8:00:00
우울하다.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그렇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지난해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결과 18∼29세 청년남성의 우울증을 겪은 비율이 3.1%로 성인남성의 3배로 나타났다. 청년여성도 2.9%로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고학력, 미취업, 미혼, 저소득이 영향을 미치며 청년실업과 관련이 높다. 3월 실업자 114만3000명의 43.8%가 청년이다. 청년실업률 11.3%는 전체 실업률 4.2%의 3배에 가깝다. OECD 국가의 청년실업률은 낮아지는데 우리는 높아지고 있다. OECD 35개국 중 청년실업률이 높아진 나라는 한국 등 8개국뿐이다.
 
어느 연령이든 실업문제는 심각하지만 특히 꿈을 이루고 재능을 펼쳐야 할 청년들의 실업문제는 개인에게 가혹하고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저출산 고령화 추세에서 가장 활기차게 생산인구로써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하는 청년층의 실업은 국가적 재난이라 할 것이다. 요즘 로또나 주식, 도박에 관심을 기울이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대책과 성과를 찾기 어렵다는데 문제가 있다. 적극적인 해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슈도 일자리 감소다. 얼마 안남은 대통령선거에서도 일자리문제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차기대통령은 일자리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정치가 무엇이고 국가가 무엇인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해결이 기본이고 기본은 일자리에서 해결된다. 그런데 일자리 마련의 중심에 정부니 기업이니 논란이 일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실업률이 가장 높은 청년의 일자리해결은 역할주체의 논쟁거리가 아니다. 정부든 기업이든 할 수만 있다면 ‘흑묘백묘(黑猫白猫)’를 따질 필요가 없다. 1978년 중국 덩샤오핑이 주창한대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론'처럼 수단과 방법을 다해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국가는 일차적인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한다. 기존의 실업자중심의 고용지원정책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대부분 정책은 기업애로해소나 실업구제에 가깝다. 일하려는 청년이 주체가 아니다. 실업급여, 청년구직지원금, 실업부조 등 다양한 금전적 지원책이 그렇다. 더 나아가 기본소득제, 청년고용할당제와 같은 보다 강력한 지원책도 그렇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문제, 세대 간의 일자리 배분문제 등도 있지만 사정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실업자가 되어야 지원받는 실업유지정책은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오히려 실업률을 높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일자리를 만드는 데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우선 정부는 기업의 고용증대를 위한 정책을 펼치되 기업에만 기대지 말아야 한다. 기업과 더불어 정부도 공공분야의 고용도 늘려서 해결에 나서야 한다. 9급 공무원시험에 23만명이 몰리는데 이를 방관하거나 사회병리현상으로 치부하지 말고 새로운 공공서비스수요에 맞는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들을 흡수해야 한다. 대기업이나 전통적 또는 중후장대형(重厚長大型)산업에서는 고용유지조차도 어렵다. 이들에게 고용지원금을 주어도 실효성은 없다. 실적이 좋은 대기업은 높은 사내유보금을 인재채용과 육성에 투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향후 일자리는 4차 산업혁명에 걸 맞는 기술기반의 벤처나 스타트업(startup), 새로운 분야의 서비스에서 늘어난다. 강소기업이 글로벌로 성장하고 스타트업은 생존율을 높이며 고령화와 웰빙(wellbeing)에 맞는 서비스분야의 창업과 고용이 중요하다. 한해 39세 이하의 청년창업자가 2만7천여 명인 점도 감안하자.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3배 이상 많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매년 10여만 개의 창업에서 고용이 크게 일어난다.
 
앞으로는 창업고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창업 시 3년간 기술 및 관리에 필요한 창업파트너에게 인건비를 지원해주어야 한다.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처럼 성공조건부로 지원해서 되갚더라도 말이다. 3조원이면 10만 명의 창업인력을 지원한다. 수년 후 기업매출이 늘고 성장하면 고용은 더욱 증가하게 된다.
 
전쟁이 외우(外憂)라면 청년실업문제는 내환(內患)이다. 그러므로 이를 해결하는 데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서 시행해야 한다. 흑묘백묘 따지지 말고 모두 나서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비로소 청년들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사회에 활기가 넘치고 국가의 미래도 열린다. 청년이 일하게 하자.

이의준 한국벤처기업협회 상근부회장
유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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