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는 가운데 코스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하다보니 중·소형주를 위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고 있는 것이다.
8일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8.28포인트(1.30%) 오른 643.3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최근 코스피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것과는 달리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대비 13% 넘게 상승하면서 2290을 돌파했다. 반면 코스닥은 1.89%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사이 코스닥과의 지수 격차는 더 심해지고 있다. 지난 2015년 7월20일 1290.67의 격차를 기록했던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날 1649.37포인트까지 벌어졌다. 3년 사이에 350포인트 넘게 더 벌어진 것이다.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수급의 부진이다. 외국인은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의 주식보유 비중이 35.20%에 달한다. 반면 코스닥은 10.75%에 그쳤다. 올해도 외국인은 지난 1월2일부터 지난4일까지 총 7조3000억원을 순매수 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의 차이는 수급의 이유가 큰데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코스닥의 경우 정보 격차 등의 이유로 수급이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코스피로 지속적으로 떠나면서 시장 자체의 경쟁력 악화도 우려로 떠오르고 있다. 먼저 코스닥 시총 2위인 카카오의 경우 지난 2일 코스닥 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코스피 이전 상장 승인을 위해 다음 달 14일 제주도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또 시총 3위였던 동서와 20위권 규모였던 한국토지신탁도 지난해 코스피로 이전했다. 이 밖에도 아시아나항공, LG유플러스, 신세계푸드, 하나투어 등의 기업들도 코스닥 시장을 떠났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의 2부 시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거래량 비중이 85%가 넘기 때문이다. 강재현 토마토투자자문 운용역은 "코스닥 시장의 경우 개인들의 비중이 높다"며 "최근 코스닥이 오르긴 했으나 대형주 대비 낮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과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정보의 비대칭 해결과 불공정 거래와 같은 도덕성 해결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자금 유입 확대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시장은 기업분석 보고서들을 확대하면서 정보의 비대칭성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당국 쪽에서는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처벌 및 색출 등을 통한 시장의 투명성 나타날 수 있도록 집중해야 된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외국인 투자자 유치 등을 위한 기업설명회(IR)를 지속적으로 실시하면서 우량 기업들을 해외에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채남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우량한 기업들의 상장유치 및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컨퍼런스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신뢰 등을 증진할 수 있도록 철저한 시장관리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이 코스피 대비 지속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는 코스닥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보 비대칭 해소 및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진/뉴시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