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올해 1분기 항공업계 최대 악재로 꼽힌 사드 보복 피해도 잘 극복한 국내 대형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에 발목이 잡혔다.
14일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에 따르면 양사는 사드 여파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며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매출이 신장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27~40%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연초 항공업계는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제재에 바짝 긴장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부정기편 운항 승인을 줄줄이 거부한 중국 정부는 지난 3월 한국관광상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는 등 노골적인 보복성 정책을 내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발빠른 조치로 최근 가파른 수요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일본과 동남아 등 대체 노선 운항을 확대하며 중국 여객 수요 감소에 따른 손실을 상쇄시켰다. 특히 저가항공사(LCC) 대비 중국노선 부정기편 의존도가 낮았던 대형사의 경우 사드 보복 여파로 인한 피해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LCC와 차별화된 미주 및 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 수요 역시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부산텍사스유(WTI) 기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40달러선에서 올 1분기 50달러선까지 치솟은 유가가 악재로 작용했다. 양사 모두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비용 증가에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1분기 중국 사드 보복 조치에도 중장거리 노선 수요 증가에 매출 확대에 성공한 대형항공사들이 유가 상승에 발목잡혀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인천공항에서 항공기를 정비 중인 모습. 사진/뉴시스
대한항공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0.03% 증가한 2조866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0.8%나 하락한 19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4833억원이었던 연료유류비가 유가 상승에 따라 올해 1분기 6418억원까지 치솟은 탓이다.
이에 연료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9%에서 24% 늘었다.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공항관련 비용 등의 비중은 소폭 줄었지만, 전체 영업비용은 1년 전에 비해 5.1% 증가한 2조67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비용을 5.1% 감축하는데 성공하며 70.2% 신장한 영업이익(3233억원)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1분기 매출액 1조4571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한 아시아나항공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6.6% 뒷걸음질 쳤다. 유럽 및 미주 여객 수요 호조와 화물 수송량 증가가 매출 확대에 기여했지만 2884억에서 3567억원으로 증가한 유류비가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1분기 21.6%였던 유류비의 총 영업비용 내 비중이 올해 24.9%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인건비, 감가상각비, 공항관련 비용들은 소폭 줄거나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