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정통적 성수기로 꼽히는 2분기, 오히려 고민에 빠졌다. 최근 들어 들쭉날쭉한 정제마진과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유차 퇴출 움직임 등 변수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실적 호조를 보인 국내 주요 정유사들이 나날이 다양해지는 변수에 2분기 장밋빛 실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고 있다.
높은 정제마진과 저유가 흐름 유지 등 호재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올 1분기 역시 상승세를 지속했다. 연초(1~2월) 7달러에 육박했던 정제마진에 비정유부문 강세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이에 성수기로 꼽히는 2분기 역시 무난한 호실적이 점쳐졌다. 하지만 최근들어 국내외 상황에 변화 조짐이 일며 상황을 낙관할 수 만은 없어졌다.
국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정부가 내세운 경유차 관련 공약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쩍 높아진 미세먼지 감축 이슈에 새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경유차 완전 퇴출을 비롯해 유류세 인상까지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유 소비를 줄이는데 중점을 둔 정책인 만큼 직격탄으로 작용할 수 있는 업계 입장에선 관련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가 성수기인 2분기임에도 불구 갈수록 커져가는 변수로 커지는 불안감에 고민에 빠졌다. 서울 은평구의 한 주유소 전경. 사진/뉴시스
정유사 실적의 척도가 되는 정제마진의 기복도 문제다. 올 1, 2월 각각 배럴당 6.9달러, 6.7달러씩을 기록했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올 3월 5.8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다시 6달러 후반선을 회복했지만 이달초 다시 5달러 후반까지 떨어졌다 최근 6달러선을 회복할만큼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가 일반적으로 정제마진 1달러 하락시 정유사 분기 영업이익이 2500억원 가량 주는 것으로 보고있는 만큼 속이 탈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25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기총회를 통해 결정된 감산 연장에도 국제유가가 하락한 모습 역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일반적으로 공급량을 좌우하는 생산량 감축에 따라 상향 또는 유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감산 규모 확대 미발표로 인한 시장 실망감이 반영되며 총회 당일 국제유가가 5% 가량 하락했다. 이로 인해 배럴당 50달러선도 무너졌다.
올 하반기 55달러~60달러의 국제유가가 전망되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시 정제마진 확대로 인한 국내 정유사 수혜가 예상되지만, 예측 범위를 벗어난 유가 움직임에 변수가 또 하나 늘어났다는 점에서 마냥 반길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재료 100%를 수입하는 구조를 지닌 정유업의 경우, 변수 최소화가 호실적에 가장 좋은 환경"이라며 "현재 상황이 1분기 상황에 비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정책방향과 국제 유가 상황 등을 예의 주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