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연초부터 지속된 국내 지방공항의 국제선 여객 감소세가 지난달 비로소 멈춰섰다. 하지만 하향세를 주도한 중국 여객 감소 요인이 여전한 데다,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누적 여객에 불안감은 여전하다.
15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115만7000여명으로 전월인 4월에 비해 4000여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151만명을 시작으로 2월 144만명, 3월 123만명, 4월 115만3000명으로 이어지던 국제선 여객 감소세를 가까스로 끊어냈다.
국제선 여객 상승 전환은 청주공항의 분전에 기인했다. 높은 중국 여객 의존도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아온 청주공항은 지난달 대만과 베트남, 캄보디아 부정기 노선 운항과 베이징 노선 운항 재개 등에 힘입어 한 달 새 두 배에 달하는(4월 5203명→5월 1만118명) 국제선 여객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96.4%의 중국 여객 비중을 보인 국제선 수요가 사드 여파로 직격탄을 맞으며 올 1월 4만442명에서 4월 5203명까지 급감했던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상승폭이다.
지난 3월 사드 여파로 한산한 청주공항을 찾은 이시종 충북도지사(왼쪽)가 공항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지방공항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청주공항을 제외하면 각 공항이 황금연휴 수혜를 누렸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한중 관계 경색 국면이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제선 여객 상승 전환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적 지표로 보기 어렵다. 국내 전체 지방공항의 5월 국제선 여객 월간 증가폭이 지난 3개월간 지속된 감소세를 상쇄하기 어려운 데다, 그 증가분마저 청주공항 증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청주를 제외한 다른 지방공항들은 5월에도 전월보다 못한 국제선 여객 실적을 거뒀다.
누적 여객을 놓고 보면 지방공항의 한숨은 더욱 깊어진다. 그나마 지난달 특수를 누린 청주공항조차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56.2%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양양과 제주공항도 각각 50.8%, 46.2% 감소했다. 청주공항은 연초 개항 2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내걸었던 ‘연간 이용객 300만명 돌파’ 목표 역시 급감한 국제선 여객에 최근 286만명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방공항 관계자는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를 앞뒀지만 상황은 연초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중국 노선 자체가 운항 중단 중인 곳이 많은 만큼 사드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방공항에 미치는 악영향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