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모그룹 사정에 따라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지배구조 투명화에 나섰다. 경제민주화 기치를 내건 새 정부를 의식,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터는 데 주력하는 한편 3세 시대를 이끌어갈 조원태 사장은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키로 했다. 이를 통해 재벌개혁의 사정권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사장을 비롯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이 보유한 그룹 IT계열사 유니컨버스 개인지분 전량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한다. 땅콩회항 파문과 조종사 비하 발언 등 잇단 논란으로 총수 일가에 대한 반감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새 정부 출범이 크게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의 부담에서도 벗어나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엇갈린 모그룹 관심사에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재건의 마지막 단추인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집중하면서 모그룹 관심에서도 다소 멀어지며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다. 오히려 박 회장이 자금 부족으로 인수전에서 밀리는 양상을 보이면서 그룹내 자금조달 역할을 수행하던 아시아나항공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모그룹이 핵심 전략을 달리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투자 규모도 대조를 보일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중장기 전용 전략 신형기 B787-9 4대를 비롯해 B747-8I 3대, CS300 7대, B777F 1대 등 총 15대의 신형기를 도입한다. 아시아나항공은 A350 4대를 도입하는 데 그칠 계획이다.
양사 모두 나날이 거세지는 저가항공사(LCC) 공세를 중장거리 노선 전용 신형기 도입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신형기 도입 규모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수준이다. 양사는 연초 나란히 신형기 도입을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을 올해 핵심 사업전략으로 내세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도 항공업계 호황이 이어진 만큼 양사 모두 견조한 실적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보유 항공기 중 기령 20년이 넘는 기종 비중이 각각 1%, 14%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적 기단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