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알뜰주유소가 전국 자영 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할 1부 사업자를 선정했지만, 해묵은 논란이 또 다시 재연되고 있다. 2부 사업자 선정이 유찰된 데다, 하위 단계 사업자인 주유소업계 반발과 실효성 논란이 맞물린 탓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진행된 5차 알뜰주유소 1·2부 사업자 입찰에서 1부 사업자로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가 선정됐지만, 2부 사업자는 선정에 실패했다. 주유소 직접 납품 방식은 아니지만, 2년간 한국석유공사라는 안정적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음에도 2부 사업자 선정이 유찰된 이유는 선정 방식에 있다.
최저가 입찰로 정해지는 탓에 참여 희망자 입찰가가 석유공사 가이드라인(예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참여자 입장에선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수익성을 포기하면서까지 가격을 낮출 수도 없다. 업계에서 2부시장은 물론, 1부시장에서 사업자로 선정돼도 큰 이점이 없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정부 주도 사업을 실효성만으로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기엔 부담스러워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효성 논란과 업계 반발에 골머리를 앓고있는 알뜰주유소가 지난 14일 5차 2부 사업자 선정에 실패했다. 경기도 하남시 알뜰주유소 100호점 전경. 사진/뉴시스
알뜰주유소 등장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주유소업계의 반발도 문제다. 전국 주유소의 90%가 정유사들과 공급 거래사로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각 정유사가 공급자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계열 주유소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최저임금 인상 이슈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알뜰주유소가 석유 유통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는 비난도 이어진다. 현재 한국주유소협회는 정유사 알뜰주유소 공급 입찰 참여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업계 요구에도 알뜰 주유소 입찰에 참여할 경우 앞선 입찰과 달리 단체행동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며 "국내 석유 유통시장의 질서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각 정유사의 대처를 강력히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