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사드발 악재 여파로 고전 중인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이 신규 저가항공사(LCC) 출범 지연에 속 앓이를 하고 있다. 급감한 여객을 끌어올리는데 더없는 호재로 작용할 지역 기반 항공사 설립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연이은 면허승인 지연에 사실상 연내 취항이 불가능해진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에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의 초조함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면허를 신청했다 재무적 안정성을 지적받으며 반려됐던 플라이양양은 올해 6월 면허 신청에 재도전했다. 이어 26일에는 에어로케이 역시 면허를 신청하며 신규 LCC 추가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당초 8월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됐던 양사의 면허신청 처리가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연장됐다. 면허신청서에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아 처리기한을 늘렸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면허 승인 이후 정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에 소요되는 시간이 3개월여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내 취항은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양사는 물론, 양양공항과 청주공항 역시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지역 기반 항공사 탄생을 통해 지속된 여객 감소 분위기 반전을 고대하던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이 거듭된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의 면허 승인 지연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 전경. 사진/충북도청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 취항을 통해 강원 지역 기반 항공사로서의 호재를 노리던 플라이양양과 이를 통한 활성화를 기대하던 양양공항의 청사진에 생채기가 생긴 셈이다. 높은 중국 여객 의존도에 돌파구가 필요했던 청주공항과 청주를 모기지로 성장을 노리던 에어로케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연초부터 지속된 중국 여객 급감에 가장 큰 타격을 받아온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의 답답함은 크다. 마땅한 대책 없이 여객 감소를 지켜보기만 하던 터에 각 공항을 기반으로 한 신규 LCC의 탄생은 큰 호재로 작용할 기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의 국제선 여객은 전년 동기 대비 70%, 88.4%씩 줄어들었다. 국내선과 국제선 여객 비중이 6:4 수준인 청주공항의 경우 그나마 국내선 수요 증가에 전체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국제선 의존도가 절대적인 양양공항은 전체 여객 역시 88.6% 줄어든 상태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은 법적 문제가 전혀 없는 만큼 빠른 시일 내 면허 취득을 자신하면서도, 국정감사를 비롯해 연말 몰릴 국토부 업무 수준을 감안했을 때 자칫 연내 취득이 불가능할 것을 우려한다.
지역공항 관계자는 "중국 여객을 대체할 수 있는 동남아, 일본 노선 취항 등이 늘면서 전국 국제선 여객 자체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노선 변경이 여의치 않은 일부 지방공항들의 경영난은 여전하다"며 "복잡한 양국의 정치적 관계 탓에 정부조차 쉽사리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에서 지역 기반 항공사들의 탄생을 명확한 이유 없이 막고 있는 것은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