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주력 계열사로 그룹 재건을 위한 책임이 짊어진 가운데 실적 개선 등 선결과제도 산적해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호타이어 재인수 포기를 공식화하고 "금호건설과 금호고속, 금호터미널, 아시아나항공을 중심으로 그룹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27일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간 합병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도 마쳤다.
특히 지배구조의 핵심고리인 아시아나항공의 책임감이 막중해졌다. 금호산업이 33.47% 지분을 들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3분기 자산은 8조4500억원이다. 금호타이어를 포함해 28개 그룹 계열사 총자산 (15조6150억원)의 절반을 넘는다. 지난해 매출 5조7851억원, 영업이익 2570억원을 거둬 계열사들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금호건설과 금호고속의 매출은 각각 1조3537억원, 4010억원이었다.
지난 4월2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이날 신규 도입된 A350 1호기를 휴대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산적한 과제들을 풀지 못한 채 그룹 재건의 선봉장이라는 부담을 안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불안정한 재무구조와 저가항공사(LCC) 공세 등에 따른 실적 하락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14년 633.8%에서 올 3분기 749.0%로 뛰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대당 3000억원이 넘는 대형기(A380)를 6대나 도입한 게 부담이 됐다. 이에 따라 21일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기대에 못 미치는 영업실적에 더해 과중한 재무부담으로 유동성 위험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부채를 상쇄해 줄 수 없는 실적은 더 큰 고민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570억원으로 2010년 대비 147.3% 감소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21.6% 줄었다. 대형 항공사의 빈 틈을 노리며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잔치를 벌인 LCC와 비교된다. 아시아나항공은 타사 대비 비교적 높은 중국노선 매출 비중(15.6%)을 확보했으나 사드 여파가 독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룹도 아시아나항공의 과제를 의식, 본연의 사업에 충실하며 내실부터 다져간다는 입장이다. 박 회장은 28일 회견에서 "(아시아나항공이)지난 2010년부터 항공업황 악화와 잇단 사고, 메르스, 사드 등에 어려웠지만 지난해부터 턴어라운드 중"이라며 "내년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