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남북평화시대를 맞아 서울역이 북한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대륙의 관문으로 자리잡을 것이라 확신했다.
박 후보는 4일 오전 서울역의 한 커피숍에서 청년 20여명과 함께 ‘서울, 평화를 품고 대률을 꿈꾸다’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이날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고 손기정 선수와 동메달리스트 남승룡 선수가 올림픽 참석을 위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탄 지 정확히 82년 된 날이다.
박 후보는 청년들에게 1930년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탈 때 나눠줬던 열차 시간표를 공개했다. 조선총독부 철도국에서 발행한 이 열차 시간표를 살펴보면, 서울역에서 오전 3시5분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면 오전 4시14분에 개성, 오전 7시25분에는 평양에 도착한다. 이후 이 기차는 대륙횡단열차로 갈아탈 수 있는 중국 선양에 오후5시20분에는 다다른다.
80여년 전만 해도 서울역에서 베를린, 파리까지 가는 기차를 탈 수 있었다. 윤동주 시인, 안중근 열사, 이준 열사, 문익환 목사 등 많은 독립투사들이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만주·유럽으로 향했다. 하지만, 1950년 한국전쟁 이후 경의선이 끊기면서 현재는 휴전선에 가로막힌 채, 중국이나 유럽 등으로 가려면 비행기나 배편을 이용해야만 한다.
박 후보는 “지금 한반도는 사실 두 동강이 나있기 때문에 섬에 다름 아니다. 우리가 북한을 통과해 갈 수 있어야 비로소 우리는 육지로, 대륙으로 연결돼 섬의 위치를 벗어난다. 여행이 가능해지면 무엇보다도 우리 청년의 기상이 확 달라질 것 같다. 우리 가슴이 훨씬 더 넓어지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이날 박 후보가 얘기한 남북교류 공약에는 ▲2019년 제100회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개최 ▲경평축구 부활 ▲서울-평양간 도시협력 추진 ▲서울-평양 문화예술 교류 등이 포함됐다. 특히, 코레일과 함께 남북 철도 연결에 대비해 서울역 통합개발을 추진, 서울역~용산역 철도를 지하화하고 지상에 마이스단지 등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청년들은 유럽 기차여행을 비롯해 남북 문화교류, 통일 이후 남북 정서 차이, 남북관계와 청년문제 관계 등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남북 교류를 통해 이념적 갈등을 줄이고 금기의 장면들을 깨야 한다”며 “독일도 통일 이후 동독 출신을 2등시민이라고 갈등을 빚은 것처럼 남북 교류라는게 화려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갈등에 대한 개방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전 서울역의 한 까페에서 청년들과 '서울, 평화를 품고 대륙을 꿈꿔라' 토크콘서트를 갖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