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제 2010년 같은 큰 비 피해는 없겠네요.”
2일 오후 3시, 예정대로라면 양천문화회관에서 김수영 양천구청장의 양천구 최초 연임을 알리는 비전보고회가 열릴 시각이지만, 김 구청장은 그 곳에 없었다.
대신 김 구청장은 신월동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공사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장마전선과 제7호 태풍 ‘쁘라삐룬’ 북상에 따라 서울에 많은 비가 내리자 김 구청장은 비전 발표도 중요하지만, 안전 예방이 최우선이라며 취임식을 취소하고 현장을 택했다.
양천구 신월동 저지대에는 지난 2010년 9월과 2011년 7월 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국지성 폭우로 2010년 6000세대, 2011년 1200세대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신월지역 침수대책으로 1380억원을 들여 내년까지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을 조성하고 있으며, 당장 올해에도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만큼 장마철을 앞두고 임시사용한다.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은 지하 50m 지점에 최대 직경 10m, 총 연장 4.7㎞의 대규모 터널형 빗물저류배수시설을 갖춘다. 빗물을 최대 32만t까지 저류할 수 있어 시간당 100mm의 폭우도 문제 없으며, 초과한 빗물은 목동빗물펌프장 유수지로 자연 방류해 안양천으로 배수 처리한다.
김 구청장은 공사현장에서 공사 진행상황과 작동 가능여부 등을 보고받은 후 안전화와 헬멧, 방진마스크 등을 챙겨 직접 지하 50m 현장으로 내려갔다. 김 구청장은 직경 10m에 달하는 터널을 접하자 “주민들도 이렇게 큰 줄을 모를거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목동빗물펌프장으로 발길을 옮긴 김 구청장은 가동현황을 점검한 후 목2펌프장 토출구를 찾아 폭우로 인해 안양천으로 방류되는 빗물을 확인했다. 김 구청장은 “비전보고회가 계획됐지만, 폭우와 태풍으로 현장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 판단했다”며 “서울시와 함께 노력해 주민들의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순균 강남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류경기 중랑구청장, 박성수 송파구청장, 김선갑 광진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채현일 영등포구청장, 이성 구로구청장 등 민선 7기를 시작한 서울 자치구청장들은 대부분 취임식을 취소하고 각 지역 현장을 찾아 침수를 대비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2일 취임식을 취소한 후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공사현장을 방문해 침수를 대비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