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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페이 ‘막전막후’, 박원순 ‘뚝심’ 있었다
4월 공약 발표 100일만에 29개 기관 참여 성과
입력 : 2018-07-29 오후 2:58:53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 100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서울페이(제로페이, 가칭)’가 29개 기관이 참여하며 초반 분위기 몰이를 확실히 했다. 빠른 시일 안에 전국적인 자영업자 대책이 탄생한 데에는 박 시장의 뚝심있는 추진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서울시가 지난 25일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연 제로페이 업무협약식에는 홍종학 중기부 장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남춘 인천시장 등 5개 지자체 대표, 11개 은행 고위급 인사, 5개 간편결제업체 대표, 7개 소비자·판매자단체 대표가 참석하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특히, 장관과 5개 지자체, 시중 대부분의 은행과 간편결제업체 등이 동참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로 초기 동력을 확보했다.
 
또 이날 기본구상안에서 오픈플랫폼 운영, 소득공제율 40% 적용 등을 공개하며 서울시 자체플랫폼 구성, 1~2개 은행 참여 등 소규모로나 가능할 것이란 안팎의 예상을 무색케했다. 제로페이 추진과정에서 제기됐던 민간시장영역 침해, 특정업체 특혜, 소비자 유인책 부족 등 우려들을 대부분 비켜갔다.
 
이는 박 시장이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 4월15일 공약으로 발표한 지 정확히 100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당시 박 시장이 수수료를 0%대로 낮추겠다고 공언하자 다른 후보들이 실현 가능성을 문제삼을 정도로 낯선 반응을 보였다. 그 사이 서울시는 비씨카드, 한국스마트카드, 카카오페이, 금융위원회 등과 업계 현황 분석, 기술·법률적 검토 등을 살펴봤다.
 
박 시장은 지난달 13일 3선에 성공하자 시정 복귀 첫 날인 14일부터 두 차례 전문가와 은행·카드·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자문회의를 열어 추진방향을 모색했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와 카카오페이, 신한은행, 우리은행, BC카드, 서울신용보증재단,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등이 참석해 이해관계자들의 입장과 기술구현 가능성을 검토했다.
 
분수령은 2차 자문회의로부터 일주일 만에 지난달 27일 열린 박 시장 주재 숙의였다. 이날 숙의 이전만 해도 아직 제로페이는 서울시만의 일이었고, 오픈 플랫폼도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시 내부에선 “정부에게 뺏기지 말고 우리가 주도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부 존재하던 시점이었다. 그래서 그때까지만 해도 명칭은 '서울페이'가 확정적이었다.
 
관련 실국본부장 9명, 외부전문가 3명이 참석한 이날 숙의에서 박 시장은 여러 안을 보고 받은 후 “민간시장에 직접 관여하는 것보단 민간사업자들이 잘하도록 돕는 것이 맞다. 서울시가 직접 개입하기보다 시장 활성화에도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직접 전국화만 가능하다면 명칭을 서울페이로 고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전국화의 길을 열었다.
 
숙의 결과를 바탕으로 위한 전담 추진반이 만들어지고 지속적으로 인력을 충원해 나갔다. 사업 방향성이 정해지고 실무진까지 갖추니 외부 협의에 속도가 붙었다. 네이버페이, 인천시, 우정사업본부, 카카오페이, 경상남도 등이 곧바로 동행 의사를 표했다.
 
박 시장의 의지가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했다면, 중기부의 합류로 마지막 고비를 넘기며 외연 확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전부터 중기부와 추진 내용을 공유하던 서울시는 오픈 플랫폼 방향이 정해지자 이달 5일부터 아예 업무협약까지 중기부와 같이 하는 방향으로 협의 강도를 높였다. 협약식 일주일 전인 18일에는 김태희 서울시 경제기획관이 홍종학 장관에게 직접 추진상황을 보고하며 협약식 참여를 이끌어냈다.
 
중기부는 단순히 참여 주체를 넘어서 제로페이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부부처다. 중기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며 소득공제율 상향 조정이 이뤄져 서울시만으론 힘에 부치던 소비자 유인 방안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중기부가 함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막판에 은행권에서 참여 확정 소식이 이어졌다. 일부 은행들은 아예 서울시에 먼저 연락해 문의할 정도로 분위기는 바뀌어 갔다.
 
사업을 초기부터 주도한 서울시 관계자는 “불과 100일만에 제로페이가 정부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많은 주체가 참여한 건 처음부터 지금까지 박 시장이 의지를 갖고 끌고와 가능한 일”이라며 “흔쾌히 명칭을 양보하고 발빠르게 전담조직을 구성하는 등 주요 고비마다 박 시장만의 뚝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5일 제로페이 업무협약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박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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