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구간인 ‘종합운동장역~중앙보훈병원역’이 9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내달 1일 첫차부터 운행을 시작한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 3단계 연장구간은 2단계 종착역인 종합운동장역을 시작으로 총연장 9.2㎞에 삼전역, 석촌고분역, 석촌역(8호선), 송파나루역, 한성백제역, 올림픽공원역(5호선), 둔촌오륜역, 중앙보훈병원역까지 8개 역이 이어진다. 종합운동장역, 석촌역, 올림픽공원역은 각각 지하철 2·5·8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해 경기도나 강남·강북지역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국내 최초로 급행 도시철도가 운행되고 있는 지하철 9호선은 중앙보훈병원역에서 올림픽공원역까지 4분, 종합운동장역까지 15분, 고속터미널역까지 24분, 김포공항역까지는 54분이 걸린다.
9호선 3단계 개통으로 도심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지옥철’이라 불리는 9호선의 혼잡도 상승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극심한 혼잡도 상승을 불러온 2단계와 달리 3단계 개통은 송파·강동에서 강남·여의도로 이동하는 하행구간의 이용객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하철 9호선 예상 혼잡도 추이’를 살펴보면 현재 급행 기준 163%인 혼잡도는 3단계 개통 이후 수송인원이 10% 늘어날 경우 166%, 15% 증가할 경우 173%까지 늘어난다. 6량 열차를 현재 17편성에서 20편성으로 최대한 확대하는 것을 전제로 계산한 수치다.
결국, 9호선의 악명은 내년 말이나 돼야 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내년 말까지 45편성 전체를 6량으로 도입하며, 증량 작업을 마치면 혼잡도는 급행 155%, 일반 79% 수준까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서울시의 비상대책인 안전인력 투입, 시내버스 예비차량과 전세버스 투입 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서울시는 9호선의 높은 혼잡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자 4단계 연장사업의 열차를 조기 발주해 운행에 투입할 수 있는 방안을 국토부, 기재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9호선 3단계 구간은 9년간의 공사기간이 입증하듯 주택지역과 몽촌토성 등 문화재지역, 지하철 5·8호선을 통과하며 최첨단 공법과 기술력이 집약됐다. 소음과 진동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자연 친화적인 터널굴착 기술인 최첨단 ‘쉴드터널공법’이 송파구 삼전동에서 올림픽공원(3343m)까지 적용됐다. 석촌역 구간은 일평균 18만명 이상 이용하는 지하철 8호선 바로 밑을 통과함에 따라 8호선을 안전하게 떠받친 후 굴착해나가는 ‘가교형 받침공법’을 채택했다.
도시철도에서 볼 수 있는 첨단기술로 시민 이용편의와 범죄 예방도 눈에 띈다. 승강장 안전문에 사람 또는 장애물을 인식하기 위한 검지센서를 기존 적외선보다 오류 발생이 적은 레이저 스캐너로 개선했다. 승강장 바닥 연단과 전동차 사이엔 간격을 최소화하는 가동식 안전발판을 설치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등 교통약자도 배려했다.
범죄자 본인의 모습이 직접 화면에 보이는 CCTV 모니터, CCTV, 비상전화, 비상벨, 대형거울 등이 승강장에 설치됐다. 지하철 범죄가 늘어나는 만큼 범죄자 심리를 위축시켜 범죄를 예방하는 범죄예방디자인을 적용했다. 실제 범죄가 일어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하철 9호선 3단계 8개 정거장 상·하행 승강장 10곳에 범죄예방디자인이 적용된 안전구역을 설치했다.
각 역사는 그 지역의 개성을 드러냈다. 삼전역은 인간 친화적 정거장, 석촌고분역은 환경예술정거장, 석촌역은 문화축제 정거장, 송파나루역은 조화로운 공간요소, 한성백제역은 천년의 역사성이 느껴지는 디자인, 올림픽공원역은 올림픽 테마, 둔촌오륜역은 자연의 선율을 담은 인간중심 정거장, 중앙보훈병원역은 치유환경적 공간계획 등으로 개성을 갖췄다. 서울시는 교통약자가 더 쉽고 편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설치하여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제도(BF)’ 인증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또 지하철 정거장 구조물을 축조한 후 구조물과 도로 사이의 빈 공간을 흙과 모래로 다시 메우지 않고 그 공간을 활용해 모두 8곳 1134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했다. 자전거 도난예방 및 오염·훼손을 막아 도시미관을 갖추고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유도한다.
한제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지하철 9호선 3단계 개통으로 한강 이남의 동서간 접근성 향상과 도심간 도시철도 네트워크가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서울시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시철도망 구축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8일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한성백제역에서 시승을 마친 참석자들이 전동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