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수납공간을 넓히고 가족생애주기를 고려하는 등 청년과 신혼부부 맞춤형 임대주택 ‘청신호’ 1호가 정릉에 들어선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청년과 신혼부부만을 위한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브랜드 ‘청신호’를 내년부터 보급한다고 5일 밝혔다. 청신호는 ‘청년’, ‘신혼부부’, ‘호(戶)’에서 한 글자씩 따 이름지었다. 주거·육아·취업난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의 내 집 마련에 청신호를 켜겠다는 의미다.
청신호 주택은 실제 서울 거주 청년과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한 특화설계로 기존 주택 평면과 차별화했다. ▲공간질서 확립 ▲알파공간 제공 ▲공간 최적화 ▲수납특화에 초점을 맞췄다.
‘나만의 한 평(3.3㎡)’을 제공해 SH공사의 기존 표준평면보다 원형의 경우 20㎡, 투룸형 39㎡로 면적을 확대하고, 수납·배치 등 공간 활용을 극대화해 같은 공간이지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생활이 가능하도록 했다. 세대 내부, 공용부, 커뮤니티 시설을 통합적으로 고려해 ▲한 평 더(공간) ▲한 칸 더(수납) ▲한 걸음 더(커뮤니티)로 공간을 특화했다.
청년을 위한 청신호 주택의 경우 청년노마드형(원룸형), 워크·라이프형(거실-침실 분리), 소셜다이닝형(거실 확장형) 3가지를 선보인다. 모두 청년 1인가구를 위해 몸만 들어오면 될 수 있게 빌트인 가구가 완비된 일체형으로 공급된다.
집에서 요리를 많이 하거나 전혀 하지 않는 등 다양한 생활양식을 고려해 주방가구 규모를 선택할 수 있고 욕실도 건식·습식을 선택할 수 있다. 상부수납장이나 소형가전 수납장 등도 배치해 별도의 수납 가구가 필요 없다. 특히 소셜다이닝형의 경우 홈트레이닝이나 소셜모임 등이 잦은 청년들을 위해 거실을 확장했다.
신혼부부를 위한 청신호 주택은 육아 중심으로 기획된 기존 주택과 달리 자녀가 없는 부부까지 고려해 가변형으로 설계됐다. 각 가족생애주기를 고려해 자녀가 없는 새내기 신혼부부를 위한 자기계발형, 2~3인 가구를 위한 자녀계획형, 3~4인 가구를 위한 자녀양육형 3가지로 개발했다. 아이가 태어나면 자녀양육 공간으로 활용하고 부부만 생활할 때는 게임, 음악감상, 홈트레이닝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는 전용공간 ‘알콩달콩 베타룸’을 배치했다.
청년·신혼부부 주택 모두 내부뿐 아니라 외부 현관문 근처에도 수납공간을 마련한다. 자전거, 우산 같이 집 밖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보관하는 ‘한걸음 창고’, 인터넷 주문이 일상화된 쇼핑 스타일을 반영해 집집마다 ‘내 집 앞 택배 보관함’을 설치한다.
단지 곳곳에는 지역의 공간복지 거점 역할을 할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신혼부부 단지의 경우 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고 미세먼지 걱정 없는 실내놀이터와 키즈카페 등을 설치한다. 청년주택은 악기 연주, 공동작업 같이 집에서 하기 어려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제공할 방침이다.
SH공사는 청년·신혼부부용 공공 임대주택 청신호의 특화평면 개발을 완료하고 1호 청신호 주택을 정릉동 행복주택(총 166세대 규모)으로 내년 7월 완공할 계획이다. 정릉동 행복주택(정릉동 894-22번지 일대)은 지상 4층 규모로 청년(108세대), 신혼부부(25세대), 고령자(33세대) 등 총 166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단, 정릉동 행복주택 골조공사가 이미 절반 가량 진행 중인 가운데 청신호 특화평면 개발이 완료돼 개별주택에 대한 특화설계는 적용하지 못했으며, 육아쉼터, 돌봄카페, 계절창고, 실외놀이터, 담소마당 같은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최대한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 공급 예정인 매입형 임대주택 가운데 2500세대에 특화평면을 100% 적용한 청신호 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매입형 임대주택의 경우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경우 특화평면이 설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고 사업자 선정 심사시 반영하는 방식이다.
청신호 주택은 서울시가 청년·서민 보금자리 총 24만호 공급을 목표로 발표한 공적임대주택 5개년 공급계획과 SH공사의 공간복지 실현 및 청년주택 특화정책의 주요사업 중 하나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은 “이제 임대주택도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맞춤형으로 공급하는 시대를 열겠다”며 “같은 공간이라도 실제 사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생활방식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공간 활용을 극대화한 주거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 리셉션홀에서 김세용 SH공사 사장으로부터 청년과 신혼부부 맞춤형 특화주택인 '청신호 프로젝트'에 대해 보고받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