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악취와 소음, 보행 불편, 미관 저해 등으로 기피시설로 꼽히는 재활용선별장과 청소차고지를 현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10일 오전 성북구 현장방문의 일원으로 석관동 재활용선별장을 방문했다. 2001년부터 운영 중인 재활용선별장은 지상 1층, 지하 2층으로 성북 일대에서 발생하는 재활용품의 선별과 압축·감용작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주거단지, 학교와 인접해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 등은 고질적인 민원거리로 일부 주민들은 아예 이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구는 이전 논의 대신 현대화로 집진기와 방음벽을 설치해 민원을 해소하고, 선별컨베어를 비롯한 장비를 새로 설치해 전반적인 시설 개선과 처리용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승로 구청장은 “현대화사업비가 50억원에 달해 국비를 일부 지원받아도 구의 힘만으로는 추진이 어렵다”며 “시장님께서 주민들의 불편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시장은 구의 보고를 받은 후 인근 두산아파트 주민들과 초등학교 교사 등의 얘기를 들으며 실질적인 불편사항을 들었다. 선별장 지하로 내려가 시설을 둘러보고 노동자들의 근로환경과 애로사항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특히, 선별장 노동자들이 얘기한 재활용품이 제대로 분류되지 않아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 점에 공감하며, 시 차원의 캠페인을 검토 지시했다.
박 시장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이번 기회에 재활용품 활용까지 생각해야 한다. 리사이클, 업사이클, 핸드메이드가 요즘 대세다. 1층까지 기존 계획대로 현대화를 진행하고 2층에 업사이클 시설을 갖춘다면 돈 이상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용답동 리사이클플라자 같은 곳을 광역 차원에서 5곳까지 만들고 자치구별로도 업사이클을 준비해야 한다. 여기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다면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향할 것이다. 기왕 할때 보행 위험까지 줄일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월곡청소차고지를 찾은 박 시장은 청소차고지를 지하화하고 상부에 수영장을 비롯한 복합문화체육시설을 건립해달라는 제안에 대해 논의했다. 1990년 만들어진 월곡청소차고지는 이전에는 페기물적환장까지 겸하다가 지속적인 주민들의 악취·소음 민원으로 2015년부터 청소차고지로만 운영하고 있다.
청소차고지 지화화에는 사업비만 418억원에 달하는 만큼 지역 국회의원이자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기동민 국회의원까지 가세해 “이 사업으로 기동민이 박원순 최측근인 것을 확인해달라”고 간청했다.
기 의원의 농담섞인 간청에 “기 의원은 정무부시장 출신이니 제 최측근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돈이 걸린 것은 고민해야 한다”고 웃어넘긴 박 시장은 “청소는 주민생활과 직결된 가장 기본 중의 기본으로 서울에만 이러한 곳이 17곳 있다”고 답했다.
또 “현대화해 주민 불편을 줄이고 지상에는 수요조사를 거쳐 다른 곳보다 앞서서 추진하겠다”며 “ 지난 방문 땐 확답하지 못했는데 (재활용선별장과) 청소차고지까지는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청소 노동자들에게 “지난 가을 낙엽 치우느라 너무 고생하셨다. 구별로 1억원씩 보냈으니 방한복이나 필요한 곳에 쓰시라”고 인사를 전했으며, 노동자들도 “감사합니다”라고 답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성북구 석관동 재활용선별장에서 노동자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