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새로운 사회문제 해결방안으로 서울시가 도입한 사회성과보상사업(SIB)이 성과를 내고 있다. 지적장애 아동들의 자립과 지적능력 향상에 뚜렷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사업 대상자들의 잦은 유동 등이 개선돼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시는 20일 오전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서울시 사회성과보상사업 경과보고회를 가졌다. 사회성과보상사업은 민간이 선투자로 취약계층의 복지·교육 등의 공공사업을 수행하고 목표를 달성하면 공공이 투자자에게 성과를 보상하는 개념이다. 기존 민간과의 사업 수행방식은 공공 부문이 성과와 상관없이 많은 예산을 선투입해, 부담 때문에 사회문제를 방치해 나중에 더 많은 예산과 사회적비용이 드는 악순환이 발생했다.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성과 기반 계약으로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행정비용 낭비를 최소화한다. 대신 투자자로 나서는 기관에는 사업 성공 시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서울시가 아시아 최초로 2016년 7월 시작한 1호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정상적 학습이 어려운 아동복지시설 내 경증지적장애(IQ 64~70)와 경계선지능(IQ 71~84) 아동 100여명을 대상으로 교육 등을 통해 자립과 사회성, 지적능력 향상을 3년간 지원하는 내용이며, 내년 8월 종료된다.
이날 경과보고회에서 이은영 멘토교사는 “제가 가르치고 있는 한 친구는 또래는 물론 성인과도 관계맺기에 힘들어하며 음식도 잘 안 먹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도벽까지 갖고 있다”며 “그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아이의 원하는 것을 충족시키며 눈맞춤을 늘렸더니 학습에 능동적 태도로 변화하고 아이의 성장을 보며 저도 성장했다”고 말했다.
박미숙 멘토교사는 “비교적 나이가 많은 고3 학생인데 성공이 아닌 실패에 대한 경험이 누적돼 자신감과 자존감이 없어 즐겁게 수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집중 반복해 사고력 키우기를 하니 먼저 제게 질문을 하는 경우도 늘고 지금은 조무사로 합격해 곧 출근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기관인 PPL의 김동호 이사장은 사업 내용의 의미있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1호 사업인 만큼 초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시행착오에 대한 이해를 요청했다. 김 이사장은 “내년에 결말을 앞두고 있는데 대상이 100명이 유동적으로 변수가 너무 많다”며 “평가방법과 기준에 있어 적절한 핸디캡을 감안해 1호 사업이 의미있는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회성과보상사업이 기존 보조금 보다 더 시민 세금의 초과 투입을 막고, 효용적으로 쓸 수 있게 한다"며 “1호 사업의 어려움을 반영하고 시행착오를 수정해 내년에는 2호 사업 하나가 아닌 10개 사업, 내후년엔 100개, 2021년엔 1000개로 온 세상에 들꽃처럼 퍼져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사회성과보상사업 경과보고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