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의 오랜 숙원사업인 영등포역~영등포시장 노점상이 기존 상인 29명만 남기고 거리가게로 전환된다. 23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영중로 거리가게 허가제 사업 대상자를 최종 선정하고 지난 22일 오전 구청 별관에서 거리가게 운영자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거리가게 허가 대상은 노점상 본인 재산 3억5000만원 미만, 부부 합산 4억원 미만에 해당하는 생계형 노점이다. 구는 지난해 12월 거리가게 허가제 사업 참여를 신청한 37명을 대상으로 재산조회를 실시한 결과, 재산기준을 충족한 29명을 최종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거리가게 운영자 및 대한노점상연합회 임원진 등 50여명이 참석했으며,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과 거리가게 허가제에 대한 사업설명과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영중로는 영등포역 삼거리에서 영등포시장 사거리까지 이르는 약 390m 구간으로 그동안 이곳을 점령한 불법 노점상의 무질서한 영업행위로 인해 주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고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영등포구는 지난해 마련된 서울시 거리가게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을 위한 정비 방안을 마련했다. 영중로 노점상을 규격화된 거리가게로 전환 배치해 노점상 운영자들의 생계를 보장하고 동시에 보행자 중심의 거리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거리가게 허가 대상자는 도로점용료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1년간 합법적으로 거리가게를 운영할 수 있다. 거리가게 판매대 규격, 배치, 영업시간, 전매?전대 금지 등 세부적인 운영 규정은 내달 중 거리가게 운영자, 주민, 전문가 등으로 이루어진 영중로 거리가게 상생위원회를 구성해 협의할 예정이다.
영등포구는 이번에 자산가액 초과 및 미신청 등의 이유로 생계형 거리가게로 선정되지 못한 노점상 대상으로 거리가게 조성 공사가 시행될 4월 이전까지 자율정비를 유도할 계획이다. 거리가게 정비와 더불어 구는 영중로 일대를 빛과 자연을 담은 영중로 보타닉(Botanic) 거리로 조성한다. 영등포구는 낡은 보도블럭, 환기구, 거리조명 등 각종 가로지장물을 정비하고 다양한 조경 식재를 통해 보행자 중심의 걷기 편한 거리로 바꿀 예정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거리가게 및 영중로 주변 상인과 지역주민 모두의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낙후된 영중로 거리를 보행자가 걷고 싶은 매력 있는 거리로 바꾸고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거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영등포구청 별관에서 열린 영중로 거리가게 사업설명회에 거리가게 운영자와 대한노점상연합회 임원진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영등포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