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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재판도 '첩첩산중'…검 "증인 60%가 출석 비협조"
입력 : 2019-04-08 오후 4:02:50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 진행이 순탄치 않다. 검찰은 증인들이 사전 출석일정조율에 비협조적이라며 재판부에 증인 채택부터 해달라고 요청했다. 어렵게 증인과 출석일정을 조율해도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이 다른 재판 일정으로 출석이 어렵다며 퇴짜를 놓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재판장 윤종섭)8일 직권 남용 권리 행사 방해 등 혐의를 받는 임 전 차장에 대한 공판기일을 열었지만, 예정한 증인신문은 진행하지 못하고 한 시간여 만에 재판을 마쳤다. 재판부에 따르면, 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인 김종복 판사와 박찬익 판사는 각각 지난 4일과 5일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박 판사 측으로부터 오는 10일 오후엔 출석이 가능하다고 연락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은 10일 재판 진행이 어렵다고 막아섰다. 변호인단 2인 중 한 명인 배교연 변호사가 다른 재판이 있어 출석할 수 없는데, 다른 한 명인 이병세 변호사는 사건의 경중이나 난이도, 증거 의견다툼 등이 있어 재판을 혼자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증인신문을 모든 소송관계인 일정에 맞출 순 없다. 이미 한번 잡혔다가 불출석하는 경우에는 변호인 입장에서 증인신문을 준비할 시간이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 오는 10일 오후 박 판사에 대한 신문을, 24일 오전 김 판사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 변호사는 또 “24일 오전엔 안 된다, 오후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출석하지 않는 증인과 재판 일정이 바쁜 변호인 사정에 따라 재판부는 24일 오후에 두 증인에 대한 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박 판사의 경우 강제징용 판결 관련 주요 문건 작성자인데 신문 시간이 줄어들어 난감해졌다. 재판부는 김 판사에 대해서는 변호인 측에서 예정보다 반대신문 시간을 줄여 진행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검찰은 예상 증인은 총 57명인데 이중 34명이 출석할 수 없다고 하거나 출석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비율로 따지면 약 60%가 출석에 비협조적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공판기일까지 재판부가 신문하려던 증인은 시진국·정다주·박성언 판사 등 3명이었지만 이중 정 판사만이 지난 2일 재판에 출석했을 뿐이었다.
 
검찰은 재판부에 상당수 증인들이 재판부를 통해 정식 증인채택이 이뤄지기 전에는 검찰이 증인출석일자 조율을 요구하면 회피하는 등 일정조율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일정은 나중에 정하더라도 채택부터 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9일 재판을 속행한다.
 
사법농단 혐의를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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