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출금', 조사단이 최종 "의견 없다"고 정리

대검, '기조부-조사단 담당자 교환문서' 공개…'진실공방' 설전 일단락 날 듯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지난 3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에 대한 '출국금지 요청'은 조사단에서 의견을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던 대검과 조사단 설전이 일단락 날 것으로 보인다.

 

대검은 8일 오후 대검 기조부 담당자와 조사단 담당자가 김 전 차관 출국금지 문제에 대해 지난 3월19~20일 이틀간 주고받은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김 전 차관 사건을 담당하는 조사단 8팀 담당자는 지난 3월19일 대검 기조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조사팀원 회의에서 김학의, 윤중천에 대한 출국금지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출입국관리법상 현재 상태(수사가 진행될 것이 명백한 사안)에서도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출금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되니 대검의 의견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검 기조부 담당자는 "일단, 출입국관리법상 현 상태에서 출국금지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게 된 설명을 (문서로)간략하게라도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답변했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 담당자와 진상조사단 담당자가 지난 3월19~20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출국금지에 대해 나눈 내용을 적은 메모. 대검 기조부 담당자는 이 메모를 한글문서 2페이지 분량으로 작성해 3월20일 오후 조사단 담당자에게 보냈다. 사진/대검 공개문서 캡처

 

조사단 담당자는 다음 날 오후 1시15분쯤 다시 대검 기조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담당자는 "법무부 과거사위원회 주무위원에게 연락이 와서 '법무부에서 출국금지 관련 입장이 정리되었다면서 진상조사단이 법무부로 출국금지 요청을 해달라고 한다. 금일 중 조치가 가능하도록 신속히 해달라"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또 "조사단 명의로 공문을 보내야 할지, 대검 조사단 명의로(전자결재)로 보내야 할지 모르겠어서 상의하려고 전화했다"면서 "어제 보내기로 한 의견(설명내용 정리)은 따로 작성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무위원에게 연락이 와서 바로 연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지난 3월20일 대검 기조부 담당자가 조사단 담당자에게 보낸 메모 중 첫 페이지. 사진/대검 공개문서 캡처

 

기조부 담당자는 같은 날 오후 1시25분쯤 법무부 정책기획단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약 1시간 전 (조사단 담당자) 검사로부터 연락이 와 법무부에서 출국금지 요청을 해달라고 하니 공문을 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해서 상황 파악 중"이라고 알렸다. 법무부 검사는 "현재까지 (조사단 담당자) 검사가 하는 말에 대해서 전달 받은 바는 없고, 상황파악을 해서 알려주겠다"고 답한 뒤 그날 오후 2시10분쯤 기조부 담당자에게 전화로 "확인해 본 결과, 법무부는 출국금지 입장을 정한 바도 없고, 조사단 측에 출국금지 요청을 한 바도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지난 3월20일 대검 기조부 담당자가 조사단 담당자에게 보낸 메모 중 둘째 페이지.사진/대검 공개문서 캡처

 

 

기조부 담당자는 법무부 검사와 통화가 끝난 뒤 총 2페이지 분량의 메모를 한글문서로 작성했다. 첫 페이지는 3월19일 조사단 담당자와 자신의 통화 내용과 20일 조사단 담당자와 자신의 통화 내용 및 자신과 법무부 검사의 통화내용을 요약한 것이었다. 둘째 페이지는 '고려사항'이라는 제목 아래 "-현 상태는 1. 김학의 사건 관련해서 무혐의 처분이 있는 상태 2. 조사단 진상조사 결과는 위원회에도 보고되지 않은 상태(위원회 심의 결과나 권고도 없음) 3. 장자연 사건처럼 일부 내용에 대한 수사권고도 없음"이라고 적었다. 기조부 담당자는 같은 날 오후 2시40분쯤 이 한글 문서를 파일로 첨부해 조사단 담당자에게 보냈다.

 

진상조사단 담당자가 지난 3월20일 대검 기조부 담당자가 보낸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관련 업무협의 메모를 보고 기조부 담당자에게 답변한 쪽지. 사진/대검이 공개한 전자결재문건 캡처

 

한글문서 파일을 받은 조사단 담당자는 같은 날 오후 5시04분에 기조부 담당자에게 답변을 보냈다. 이 담당자는 대검과 공유하고 있는 전자결재 시스템 쪽지를 통해 "아까 정신 없는 일이 있어 바로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 저희 팀은 다시 협의하였고, 15시경 적법절차 준수 등 감안 의견 없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대검은 이날 "진상조사단 담당자의 마지막 '쪽지' 답변을 받은 뒤 같은 달 22일 밤까지 조사단 내부단원으로부터 추가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당일은 김 전 차관이 해외로 출국을 시도했다가 좌절된 날이다.

 

최기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