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올리브영이 상권 및 점포 특화형 매장을 늘려 실적 개선에 나선다. 최근 신규 경쟁 업체가 증가하고 있는데다, H&B스토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지속적인 출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색조 화장품으로만 구성된 올리브영 강남본점 1층 전경. 사진/CJ올리브영네트웍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이 기존 매장을 상권 및 점포 특화형 매장으로 개선해 H&B스토어 경쟁 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한다.
최근 H&B스토어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다다를 만큼 경쟁 업체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GS리테일 '랄라블라', 롯데 '롭스' 등이 H&B스토어 사업을 전개해왔다. 이후 백화점업체들이 H&B스토어 시장에 진출하면서 신세계 '시코르', 현대백화점 '앳뷰티', 롯데백화점 '라코' 등의 매장이 생겼다. 최근에는 원브랜드숍 사업을 전개했던 에이블씨엔씨가 H&B스토어 '눙크' 등을 론칭하는 등 멀티매장 전환 공세도 부담이다. 더욱이 세계적인 H&B스토어 '세포라'까지 국내 진출을 선언했다.
이처럼 경쟁 업체가 늘어나면서 올리브영의 신규 매장 출점도 매년 감소하는 중이다. 실제로 올리브영 매장 수는 지난 2016년 800개, 2017년 1074개, 2018년 1100여개로 증가폭이 매년 줄고 있다.
이에 올리브영은 기존 매장을 상권 특화형 매장으로 다변화해 매출 신장에 나선다. 그동안 쌓아온 빅데이터와 시장 조사를 토대로 다수의 고객이 원하는 매장으로 상품구성(MD)을 차별화하는 것이다.
올리브영 '강남 본점'이 대표적이다. 강남 본점은 유일하게 색조화장품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매장이다. 이에 올리브영은 맥, 어반디케이, 에스티로더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투쿨포스쿨, 3CE, 머지 등 인기 색조 중소브랜드까지 입점시켜 스펙트럼을 한층 넓혔다. 그 결과 개장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500만명을 넘어섰다.
'대구본점'은 젊은 상권인 동성로에 위치한 만큼 20대 초반 타깃에 특화된 매장으로 구성했다. 온라인 및 SNS 등에서 입소문 난 신진브랜드 위주로 선보인다. 또한 2층에는 기초, 마스크팩 등 SNS 이슈 상품들만 큐레이션해 보여주는 ‘핫 앤 브랜드 뉴 존’도 마련했다.
'광복본점'은 외지 관광객이 약 40%를 차지한다는 점과 부산 남포동이라는 지리적 특징을 반영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를 연상시키는 아르데코 양식의 인테리어를 적용했고,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처음으로 확대해 MD전문성을 극대화했다. 이외에도 '제주탑동점'은 제주 아티스트의 예술 작품과 문화강좌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매장, '인천공항제2여객터미널점'은 여행지에 필요한 제품을 구비한 '트래블 존' 등으로 구성했다.
또한 외국인 방문객의 접근성이 높은 호텔 안에 매장을 마련하기도 한다. 올리브영은 최근 리뉴얼한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구로' 호텔 내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등 호텔에 오는 고객을 공략하는 차원에서 매장을 개설했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온라인몰 역시 세분화된 특성화 시스템이 도입된다. 최근 올리브영은 해외 역직구족을 공략하기 위해 글로벌몰을 오픈한다. 영어 서비스를 시작으로 중국어와 일본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지원할 예정이며, 각 나라별 소비자 분석 등을 통해 엄선된 제품이 제공된다. 가장 먼저 공략하는 미국의 경우도 현지 시장에 맞춘 사전 상품 테스트를 통해 기초 및 색조화장품 등 총 1000여개 제품을 선보인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패턴도 분석해 채널 맞춤 전략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