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텔레콤이 기지국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MEC(모바일 에지 컴퓨팅) 기술을 적용해 5세대(5G) 통신 속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SK텔레콤은 13일 서울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기술 설명회를 열고 MEC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MEC는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소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설치해 데이터 전송 구간을 줄여 지연시간을 단축시키는 기술이다. 5G 환경에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과 게임 등 대용량의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서비스가 끊이지 않고 서비스되려면 MEC가 필수적이다.
SK텔레콤은 현재 전국 5G 주요 거점 지역 총 12개에 MEC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MEC 센터는 빠른 응답 속도를 요구하는 △AR·VR 서비스 △클라우드 게임 △자율주행·차량관제 △실시간 생방송 △스마트팩토리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자료/SK텔레콤
SK텔레콤은 타사와의 차별점으로 세 가지를 내세웠다. 첫째로 MEC를 기지국에 설치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통상 스마트폰-기지국-교환국-인터넷망-데이터센터를 거치는 데이터 전송 과정을 스마트폰-기지국으로 줄여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을 최소화시켰다. 기지국과 별도로 MEC를 설치하는 타사와 달리 MEC를 기지국에 설치해 데이터 전송단계를 한층 줄여 사용자는 기존 통신 대비 최대 60%까지 향상된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초엣지' 기술로 명명했다.
예를 들어 병원의 경우 이 기술을 적용하면 원격 진료 및 수술 등 초저지연 특성이 필요한 서비스 제공에 유리하다. 보안에 민감한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처리할 수도 있다. 또 모든 데이터를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게 돼 외부 인터넷 전용 회선 구축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초엣지 기술을 각종 5G 서비스 테스트베드가 있는 성남시 분당구 5G 클러스터에 연내 적용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에 위치한 기업들은 5G MEC 기반 환경에서 5G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내세운 두 번째 차별점은 퍼블릭 클라우드와 연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연동을 위한 기술 개발을 완료했으며 향후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해 클라우드 서버를 국내 기지국 혹은 교환국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은 이르면 연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협업에 대해 논의 중이다.
마지막으로 SK텔레콤은 MEC 환경에서 인공지능(AI)·양자암호·클라우드 로봇 플랫폼 등 자사가 보유한 앞선 기술을 결합해 5G 신규 서비스 개발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가령 초저지연 로봇 플랫폼 개발한다면 SK텔레콤이 제공하는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로봇에 쉽게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날 설명회에서 MEC 기반 실시간 게임 방송·플레이 공유 플랫폼 '워치앤플레이(Watch&Play)'를 공개했다. 워치앤플레이는 MEC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관전 모드와 플레이 모드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 방송 시청 중 게임 참여가 가능하다.
MEC 기술을 이용하면 PC 게임도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워치앤플레이를 통해 3인칭 슈팅 게임 '포트나이트' PC 버전을 모바일로 시연했다.
SK텔레콤은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분당 SK텔레콤 ICT기술센터에서 5G MEC 관련 해카톤을 개최한다. 이번 해카톤은 두 가지로 구성된다. 기존 서비스를 MEC에 적용해 초저지연 환경을 체험하는 '체험형 해카톤'과 MEC 플랫폼을 활용해 신규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는 '개발형 해카톤'이다. 이번 해카톤에서 삼성전자가 MEC 기반 단말을 제공하며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인텔 △MobiledgeX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참여한다.
이강원 SK텔레콤 클라우드랩스장은 "5G 시대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초엣지 기술을 개발했다"며 "MEC 플랫폼 개방 등을 통해 5G 생태계 활성화에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