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보보호 기업이었던 한컴위드(전 한컴시큐어)가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 등 첨단 기술로 무장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거듭난다. 한컴위드는 한글과컴퓨터 그룹의 정보보호 계열사이지만 최근 신사업 육성을 강조하는 김상철 회장의 기조와 더불어 특히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한컴위드 사옥에서 노윤선 대표를 만나 신사업 전략에 대해 들었다.
노윤선 한컴위드 대표가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사옥에서 진행된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글과컴퓨터
한컴위드는 블록체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블록체인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기술로, 그간 정보보호 사업에서 이력을 쌓은 한컴위드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는 기술이다. 한컴위드는 지난 8월 설립한 자회사 한컴드림텍과 함께 글로벌 종합 부동산 거래 서비스를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한컴위드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과 한컴드림텍의 전문 부동산 콘텐츠를 결합한 방식이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의 특성을 기반으로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스마트 계약 기술을 적용해 계약 실행 조건을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다. 한컴위드는 기존에 보유한 인증·암호화 기술로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분산 시스템에서 부동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반 기술이다. 거래에 필요한 결제와 스마트 거래 등 블록체인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검증까지 한컴위드가 맡는다.
부동산 콘텐츠는 한컴드림텍의 피에트로 도란(Pietro A. Doran) 대표의 몫이다. 도란 대표는 노 대표가 글로벌부동산블록체인포럼(GRBF)에서 만나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지난 25년간 부동산 관련 자문 및 금융 분야에 몸 담은 전문가로, 해외에 다수의 파트너를 보유했다. 한컴위드의 블록체인 플랫폼 '한컴 에스렛저'는 10일 출시된 '한컴 오피스 2020'에도 적용됐다. 한컴 에스렛저를 통해 한컴오피스에서 작성된 모든 문서의 진본 여부와 갱신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문서의 신뢰성과 무결성을 보장한다.
한컴위드는 11월 중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에 자체 서비스를 더한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플랫폼뿐만 아니라 한컴위드가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준비한 서비스까지 더해진 새로운 서비스다. 노 대표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자체 서비스라는 점에서 기대감도 나타냈다.
한컴엔플럭스의 스마트시티 플랫폼. 사진/한글과컴퓨터
한컴위드가 블록체인과 함께 집중하고 있는 새로운 분야는 스마트시티다. 스마트시티는 한컴이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힘을 쏟는 분야다. 한컴위드는 스마트시티 전문 자회사 한컴엔플럭스와 함께 스마트시티 관제 플랫폼을 제작했다. 어떤 사이트의 어떤 사물인터넷(IoT) 장치와도 쉽게 연동돼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 대표는 "스마트시티도 해킹의 위험이 있다"며 "한컴위드가 잘하는 암호화 기술과 정형·비정형 데이터 분석 역량이 블록체인과 만나 최적화돼 쉽게 연동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컴위드의 주요 매출은 아직 보안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나온다. 블록체인과 스마트시티는 신사업으로, 아직 매출은 크지 않다. 하지만 노 대표는 향후 3년 이내에 블록체인·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의 매출을 전체 매출의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국내 보안 시장은 크지 않고 주로 SI(시스템통합)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시장이 커지기 쉽지 않은 구조다. 보안 기업들이 신사업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노 대표는 국내 사업 분야에서는 블록체인과 관련해 정부의 진흥정책이 부족한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암호화폐 등 블록체인과 관련된 규제가 많고 진흥책이 없어 기업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며 "한컴위드도 국내와 해외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노 대표는 서울대에서 조선해양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OEM 디비전 매니저로 근무했으며 한컴 MDS에서 글로벌 사업 총괄을 역임한 후 2018년부터 한컴시큐어(한컴위드 전신)의 대표를 맡았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