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보보호 업계가 정부의 사이버보안에 물리 네트워크 기능을 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직개편 추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직 확대 없이 정보보호와 물리 네트워크 기능을 함께 관장할 경우 정보보호 기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이민수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장은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보보호와 디지털 미래사회의 국가 경쟁력 토론회'에서 "SK텔레콤·KT 등 거대 기업들이 포함된 네트워크와 정보보호 기능을 통합하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정보보호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결국 눈 앞에 보이는 실적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경현 한국정보보호학회장은 "정부가 사이버보안 산업을 이끌면서 IT 강국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제 융합보안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정보보호와 물리 네트워크 기능을 더할 경우)보안을 주도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보보호와 네트워크까지 더하게 될 경우 더 큰 조직인 청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보안사업에 대한 투자는 신뢰받는 디지털 미래 사회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청와대 또는 총리 직속으로 전문성을 지닌 사이버보안 전담부처(청)를 신설해 국가 차원의 사이버보안 정책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보보호와 디지털 미래사회의 국가 경쟁력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최근 법제처는 과기정통부의 직제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기존 과기정통부의 정보보호정책관을 정보네트워크정책관으로 확대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사이버 정보보호에 네트워크의 기획·개발과 물리적 네트워크 안전확보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과기정통부는 현행 정보보호정책관을 정보네트워크정책관이라는 총괄국으로 설치해 정보보호 담당 조직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부처의 조직개편과 명칭에 대해서는 행정안전부가 해당 부처와 논의한다. 현재 법제처가 입법예고한 상황에서 관련 부처의 차관회의와 국무회의의 과정을 앞두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은 "정보보호정책관에서 정보보호가 빠지면 외형에서 위축될 수 있고 사업에서 다르게 갈 수 있다"며 "명칭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으로 정해지는 것 같다. 보안 관련 조직을 키우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