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의 유료방송 인수합병(M&A) 심사의 공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넘어간 가운데 케이블 업계에서는 업계 재편 이후에도 지역성 유지가 필수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케이블 업계는 거대 통신사인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케이블 1,2위인 CJ헬로와 티브로드의 인수를 추진하면서 지역 케이블 방송들이 선보인 지역 콘텐츠가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12일 "각 지역의 케이블 방송사들은 날씨·교통·선거 외에도 다양한 지역 방송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며 "정부는 전국 사업자인 인터넷(IP)TV 사업자들이 케이블TV 인수 후에도 지역 콘텐츠의 양과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부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J헬로·티브로드·딜라이브 등 주요 케이블TV 사업자들은 각자의 사업권역에서 지역 방송을 하고 있다. CJ헬로의 목동 엄마들의 자녀 교육 노하우를 공유하는 ‘교육1번지 목동 엄마 따라잡기’, 부산의 관광지 자갈치 시장 상인들이 출연한 ‘자갈치 아재들의 생존비법’ 등의 지역 특화 방송을 선보였다. 티브로드 전주방송은 지역 음식 소개, 대구방송은 지역 커피 브랜드를 소개했다. CJ헬로와 티브로드 모두 이번 인수합병의 인수 대상이다.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마무리되면 딜라이브도 KT의 인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딜라이브의 지역 방송 프로그램 '착한콘서트'. 사진/딜라이브
과기정통부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대해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과 기간통신사업자 최대 주주변경에 따른 공익성 심사 등 방송법,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관계 법령 및 고시 절차 기준에 따라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두 M&A건에 대해 방통위의 의견을 참고한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방통위의 사전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합병이 아닌 인수의 경우인 LG유플러스와 CJ헬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이 또한 유사한 경우이므로 방통위의 의견 청취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따라 방통위는 최근 관련 의견을 과기정통부에 전달했다. 방통위는 지난 1일 공개한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변경허가 심사계획안을 통해 Δ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 및 공익성 실현 가능성 Δ방송프로그램 기획·편성· 제작 계획의 적절성 Δ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과 타당성 등 6개의 심사 방안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공정위 의결까지 참고해 두 건의 인수합병의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