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앞서 발병했던 사스와 메르스 사태 등을 교훈삼아 투명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스크린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8일 오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를 방문해 WHO 관계자들과 영상회의를 진행했다.
서울시가 WHO 측에 요청해 이뤄진 이날 회의는 국제적인 측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WHO가 파악한 중국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알고자 이뤄졌다. 마르코 마르투지 WHO 서태평양지역 아시아태평양 환경보건센터장, 오명돈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 등의 전문가도 동행해 현 대응책의 실효성과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중국에서만 4515명이 확진 판정 받아 106명이 사망했으며, 후베이성을 넘어 베이징 등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은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원칙 아래 지난 20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직후부터 24시간 대책반을 가동해 운영 중”이라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놓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장을 위원장으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마스크·손세정제·열화상카메라 물량 확보 △대중교통 종사자 방역물품 지급 △복지시설·취약계층 집중 관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반 확대 등을 진행 중이다.
마르투지 센터장은 “서울시에서 대응하는 모습은 매우 모범적이라고 볼 수 있다. 대응 조치가 잘 이뤄지고 있고, 국가적 도시적 차원에서 긴급사태에 대응하는 방식이 잘 수립돼 있다. 2년 전만 해도 이런 식으로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오후엔 주요 실·국·관계기관 간부 공무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3차 종합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현황과 조치 계획을 논의했다. 정부가 이날부터 우한 입국자 전수조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서울시는 형식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도록 구체적인 조사방식과 인력 운용방안을 논의했다.
박 시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는데 있어 무엇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철저한 스크린(추적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메르스 사태 때 당시 정부가 접촉자와 확진자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확산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 정부는 필요 정보를 국민에게 공유하는 만큼 발맞춰 서울시도 지역사회 감염되지 않도록 책무를 다해야 한다. 지역사회에 감염 전파되면 돌이킬 수 없어 효과적·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CDC는 5개 공항에 입국한 2400명을 정밀 스크린해 110여명의 의심방문자와 5명에 확진자를 밝혀냈다. 국내도 비슷한 가능성이 있어 철저한 스크린이 필수다. 무증상 입국자도 상당한 상황에서 공공기관이 투명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해 시민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불안감을 없애고 시민 참여 속에 확실히 예방할 수 있다. 투명성이 감염병에 특효약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시장은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로 스킨십을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 이밖에도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기침 소매로 가리기 △의심 증상 시 보건소·질병관리본부 방문 등의 예방행동수칙을 소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8일 서울시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3차 종합대책회의에서 악수를 대체해 팔꿈치 인사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