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부족으로 철강금속업계도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조업을 재개한 금속업계에 과도한 증산은 피해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철강업계와도 수요·가격 변화를 점검했는데, 중국 철강재고 증가는 국내 철강업계에도 제품가격 하방요인이 돼 왔다는 점에서 중국의 공급조절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는 지난주 금속생산업체들과 상하이철강연합·유색금속공업협회 등 관련업계와 온라인 회의를 열고, “금속업계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산을 증가시키려고 하는 건 안 된다”며 “서로 악의적인 경쟁은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비철금속협회는 1000여개 회원사 중 76.5%가 조업을 재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산업부는 “일·생산 재개는 전면적인 노력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시장법칙을 존중하고 수요에 따라 생산을 조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여파에 따른 제조업 공장 가동 중단으로 금속·철강 소비도 약세를 보이는 상황을 감안한 공급 조절을 시사한 것이다. 외신은 중국 산업부가 중국 철강업체들과도 회의를 열어 철강 수요와 철광석 가격 변화 등 최근 업계동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업기업 생산 재개율이 75%를 넘은 가운데 중국 정부는 업계에 과도한 생산 재개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사진은 지난 달 24일 허베이성 탕산의 한 철강회사 조업 현장. 사진/신화·뉴시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제조업계 조업 지연으로 쌓인 중국 철강 재고는 국내 업계에 가격 하방 요인이 돼 왔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중국 철강 유통 재고는 2509만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전방산업인 건설과 자동차 시장도 코로나 영향으로 침체된 데다 조선업도 업황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재고 증가는 제품가격 인상을 목표로 한 철강업계와 고객사의 가격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수요 회복이 중요한 만큼 업계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600조라는 경기부양자금을 한다고 하니 어떻게 작용을 할지 봐야할 것 같다”며 “늘어난 재고를 소진하는 계기가 돼 중국 내부에서 물량 소화가 되고 가격이 오르면 국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고 그런 외부요인들이 좀 생겨야 가격인상을 주장할 수 있을 같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