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영중로, 불광천, 석촌호수 등 서울의 봄을 화려하게 수놓던 봄꽃축제들도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송파구는 지난 13일 간부회의를 열어 올해 석촌호수 벚꽃축제를 보류하고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15일 밝혔다. 13일 기준 송파구에서만 1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 상황에서 축제를 강행하기엔 적절치 않다는 이유다.
송파구 관계자는 “일단 ‘계절의 여왕’인 5월에 꽃 축제를 열거나 다른 식으로 대체 가능한데 5월도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며 “다만, 석촌호수에 벚꽃 보러 많은 시민이 찾는만큼 안전대책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매년 4월 초에 열리는 석촌호수 벚꽃축제는 석촌호수 동·서호 산책로 2.54km 구간을 둘러싼 벚꽃나무 1000여그루가 절경을 이루며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같은 석촌호수를 배경으로 5월에 열리는 롯데월드타워 불꽃축제도 코로나19로 인해 진행 차질이 예상되면서 가을로 연기한 바 있다.
서울 대표 벚꽃축제 중 하나인 여의도 벚꽃축제도 올해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2005년 처음 시작해 올해 16년째이자, 작년에만 520만명이 다녀간 벚꽃축제를 올해는 볼 수 없다. 영등포구는 벚꽃이 만개하는 기간에 기초질서 유지를 위한 청소, 주차 지원, 교통안내, 노점상 단속 등 기능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력만 배치할 예정이다.
윤중로·석촌호수와는 또다른 매력으로 유명세를 얻은 불광천 벚꽃축제도 올해 취소를 결정했다. 은평구는 지역 대표 축제이지만, 행사 준비를 위해 수개월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온 행정력을 코로나19에 쏟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은평구는 이미 16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은평성모병원 대응과 구로 콜센터 확진 방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벚꽃에 앞서 봄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를 만나는 응봉산 개나리축제도 올해에는 볼 수 없다. 성동구 역시 상춘객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 앞에서는 취소를 결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 서대문구, 마포구 등 서울 다른 자치구들도 지역 주요명소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봄꽃 축제를 대부분 연기하는 추세다.
비교적 먼 5월에 축제를 앞둔 서울동화축제도 매년 어린이날 즈음에 열렸지만, 우선 연기를 결정했다.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리는 행사인자 행사 특성상 어린이날이 최적의 시기이지만, 많은 인파가 모이고 거리 퍼레이드까지 열리는 행사를 우선 가을로 연기하는 것이 낫다는 입장이다. 중랑구도 중랑천을 배경으로 대규모 장미터널이 장관을 이루는 장미축제를 취소·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중랑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행사를 하는 것이 맞을 지 여러 의견을 듣고 논의하는 중”이라며 “행사 준비가 하루이틀만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늦어도 이달 안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여의도 윤중로 일대에서 열린 여의도 벚꽃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