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며 한숨 돌린 서울시가 코로나19 장기전에 대비한다. 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일 1월24일 첫 환자가 발생한지 100일을 넘겼다. 서울시는 확진자 발생이 줄어 하루 평균 1명 이내 확진자 발생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격리 중인 환자도 지난달 29일 194명으로 200명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안정세로 접어든 만큼 서울시는 이번 코로나19 대응을 돌아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운다. 일각에서 올 가을 코로나19 재유행을 점치는 등 제2, 제3의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서울 74곳에서 운영 중인 선별진료소를 단계적으로 축소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시기에 비해 현재는 검사량이 절반 혹은 1/3로 줄었다. 서울지역 하루 해외입국자수도 1600명에서 700~8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언제든 또다시 지역사회 집단감염이 재발할 수 있는 단계라 자치구별 최소 1개 선별진료소는 남겨두고, 환자 동선 분리를 위해 의료기관 선별진료소는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다. 드라이브스루나 워킹스루도 단계적으로 줄인다. 줄이는 선별진료소에서 사용했던 장비는 비상상황 발생 시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한다.
다만 지금처럼 24시간 혹은 온종일 운영하지 않고 운영시간을 조절할 방침이다. 해외입국자 검사수요가 절대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해외입국자는 주로 오후에 몰리는 특성이 있다. 자치구별로 상황에 맞게 선별진료소를 줄이고 운영시간을 조절하면 교대근무나 휴식시간도 사용 가능해 의료진 피로도 한결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의료와 보건행정도 강화한다. 이번 코로나19는 워낙 급작스레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임시방편으로 대응한 부분이 많다. 서울 시립병원 12곳의 기능과 역할도 재정립하고 각 감염병 상황에 맞춰 대응 매뉴얼도 재정비한다. 매뉴얼 재정비 과정에서 잠시 멈춤(사회적 거리두기)도 감염병별 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분야별 이행방안을 논의한다. 도입 후 반응이 좋았던 생활치료센터도 향후 확보방안과 운영계획을 재정비해 역할과 기능을 부여한다.
시민을 대상으로 시립병원에 감염병전문센터도 만들어 평상 시에도 세계 감염병 동향파악을 비롯해 치료·연구 기능을 수행한다. 또 서울시 시민건강국을 포함해 보건행정에 감염병 전담부서도 신설·확충한다. 역학조사관, 의사, 임상병리사 등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요구된 인력 수요를 평상 시에도 일정 수준이상 갖춰 비상 상황에 대비한다.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뉴스토마토>에 “앞으로는 감염병 대응이 행정의 중요한 역할이 될 것으로 보고 이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