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연구소장이 코로나19로 인해 각급 학교 학사일정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9월 학기제를 ‘플랜 B’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 소장은 7일 <뉴스토마토>와 가진 전화인터뷰에서 “교육당국에서 학사일정 지연 운영을 플랜A로 놓았다면, 당연히 플랜 B나 플랜 C를 준비해야 한다”며 “교육당국이 현안 대응만 하다보니 9월 학기제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를 하지 못해 아쉽다”이라고 말했다.
올 초 코로나19로 학사일정 순연이 불가피해지자 교육계에서는 대안카드로 9월 학기제를 내놓았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9월 학기제에 대한 실무적 검토 대신 순차적 등교를 선택했다. 현재 코로나19가 끊이지 않으면서 등교수업 강행도 온라인수업 전환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전 소장은 “등교가 시작했다지만, 2주 동안 하루 학교나간 곳도 있을 정도로 학부모·학생 입장에선 ‘보여주기식 개학’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지금대로라면 온라인 교육을 계속하던 것과 비슷하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현재의 1학기를 학습 결손을 보완하는 걸로 보고 한 학기를 딜레이해 새학기가 시작하는 9월부터 9월 학기제를 시작할 수 있다. 우리가 지금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후 대입 일정, 졸업·취업·임용 등의 후속절차를 바꾸면 가능하다. 사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면 좋았지만, 지금은 정책적 의지보다 상황에 맞게 전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각급 학교의 중간고사가 코 앞에 닥친 상황에서 부분 등교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학생들이 겪을 혼란은 물론 학력 저하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9월 들어 재유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2학기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전 소장은 “온라인 수업의 한계는 개인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 전달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가을 대유행이 오면 온라인으로는 공통 표준화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그 수업을 들은 학생마다 개인별 맞춤 교육과정을 설계해 최소 인원이 등교 수업을 받으면 깊은 상담과 개별지도가 가능하다. 현재 상황에 맞춰 심화학습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9월 학기제의 단점으로 꼽히는 사회적 비용은 같은 해 입학이 두 번 겹치면서 발생하는 비용들이 크다. 지금같이 이미 일정이 순연된 상황에서는 비용이 줄어 제도적인 준비과정이 중요하다”며 “국제 통용성과 학생의 장기적 성장 등 9월 학기제가 갖고 있는 장점도 상당한 만큼 대안 중 하나로 전향적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경원 전교조 참좋은연구소장. 사진/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