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배달앱 시장의 독과점 횡포로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극심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수수료를 최대 2%까지 낮춘 배달앱을 내놓았다.
박원순 시장은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10개 국내 배달 플랫폼사, 소상공인 단체와 제로페이 기반 ‘제로배달 유니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참여한 업체와 단체는 제로페이 인프라를 활용한 저렴한 수수료의 배달주문 서비스 확산을 위한 상생 협력 네트워크인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한다.
제로배달 유니온에 참여하는 10개 배달 플랫폼 회사는 △엔에이치엔페이코 △리치빔 △만나플래닛 △먹깨비 △스폰지 △위주 △질경이 △특별한우리동네 △허니비즈 △KIS정보다. (재)한국간편결제진흥원, 소상공인연합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도 함께했다.
10개 배달앱과 가맹을 맺은 소상공인 업체는 최대 2%의 저렴한 배달 중개수수료로 배달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배달 플랫폼사의 광고료, 수수료를 합한 가맹점 부담이 6~12%인 점을 고려하면 약 4~10% 가까이 수수료가 낮아진다.
이르면 오는 9월부터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이들 10개 배달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120만 명에 육박하는 회원을 보유하며 보편적인 결제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상품권 사용이 가능한 제로페이 가맹점도 현재 25만개에 달한다.
배달 플랫폼 회사에는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을 배달앱 결제수단으로 제공한다. 배달 플랫폼사들은 큰 비용 없이 소비자와 가맹점을 일시에 확보할 수 있어 가맹점 가입비용 및 소비자 마케팅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이렇게 신규 결제수단과 가맹점을 확보한 배달 플랫폼사는 배달 중개수수료를 2% 이하로 낮춰 소상공인 업체와 상생을 실현하고, 낮은 수수료의 배달시장을 확장한다. 가맹점 확보·가입에 드는 마케팅·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대신 소상공인 가맹점이 배달업체에 내는 중개수수료를 인하하는 셈이다.
특히, 제로배달 유니온은 새로운 배달앱을 만들거나 공공재원으로 수수료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동안 경기도 등 타 지자체에서 추진해온 ‘공공배달앱’과 차별화한다. 공공이 민간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민간업체끼리 경쟁할 수 있는 운동장을 제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했다. 기존 배달앱에 결제방식만 새롭게 추가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쓰던 앱 그대로 서울사랑상품권만 선택해 결제하면 된다.
제로배달 유니온과 기존 공공배달앱 비교. 자료/서울시
제도적 근거도 마련한다. 이용선·허영·윤준병 국회의원 등은 이날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서울사랑상품권과 같은 지역화폐를 배달앱사가 지자체에 등록하면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행법상 대기업은 지역화폐 가맹점이 될 수 없다.
정영훈 NHN페이코 대표는 “제로페이와 서울사랑상품권이 연결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로배달 유니온도 합리적인 수수료를 제시하면서 소상공인 부담은 줄이고 소비자 선택의 폭을 키울 것”이라며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사업자로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부 업체가 배달시장을 과점하면서 높은 광고료, 중개 수수료로 인해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고통받고 있다. 소규모 벤처기업이나 창업기업이 배달 플랫폼 시장에 진입하는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회의원, 사업자, 기관 등과 제로배달 유니온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