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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상반기 이익 10배 넘게 뛴 기업도 많아
일본불매 수혜 하이트진로, 코로나 진단키트 랩지노믹스 이익 급증
입력 : 2020-08-19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상반기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서도 28개 기업은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에서는 미원홀딩스와 동양철관, 국동이 5000%가 넘는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싸이맥스, 바이오톡스텍, 랩지노믹스가 1만% 이상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에프앤가이드의 상반기 상장기업 실적속보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미원홀딩스, 동양철관, 국동, LS전선아시아 등 10개 기업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10배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율 1위를 차지한 미원홀딩스의 경우 자회사 미원스페셜티케미칼과 종속회사 동남합성이 선전한 덕분에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은 57억원, 상반기 누적으로는 10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36억원에 그쳤다. 
 
일본제품 불매의 수혜를 입은 하이트진로도 상반기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 24억원 영업이익에서 올해 971억원으로 급증했다. 연결 기준으로는 2분기에 540억원을 보태 11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4억원에 그쳤다. 
 
하이트진로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데는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입맥주와 기존 맥주 판매량이 함께 감소해 평년 판매량을 밑도는 와중에도 테라 판매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대한전선도 1분기까지는 부진했으나 2분기에 256억원의 영업이익과 21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반기 성적을 돌려놓았다. 대한전선은 1분기에 1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싸이맥스가 2만1614%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3개 기업이 1만% 넘어설 정도로 두드러진 성과를 올렸다. 
 
반도체 웨이퍼 이송장비를 만드는 싸이맥스는 삼성전자에 장비를 납품하면서 서프라이즈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높은 이익증가율은 기저효과로 보인다. 올 상반기 153억원의 영업이익과 11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2017년과 2018년 영업이익도 각각 238억원, 157억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0억원으로 급감했던 것. 예년 실적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바이오톡스텍 역시 영업이익 증가율은 1만3479%를 기록했으나 실제 이익은 2억원대로 예년보다 저조한 편이다. 
 
랩지노믹스는 이들과 달리 실적 서프라이즈로 상위권에 올랐으니 대접받을 만하다. 체외진단제품을 개발하는데 올해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급증하면서 대박을 터뜨렸다. 상장 후 변변한 실적을 올리지 못하다가 영업이익 344억원, 순이익 293억원으로 상장 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주가도 10배 이상 올랐는데 이같은 실적으로 주가 상승분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시총은 4700억원대다. 단, 코로나 사태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지만 전 세계에서 진단키트 개발업체가 크게 늘어나 앞으로도 상반기와 같은 폭발적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같은 실적 자료를 참고해 투자할 때는 숫자에 매몰되면 내부의 변화를 놓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영업이익 증가율 3위에 오른 국동은 2분기에 2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1분기 부진을 씻고 상반기 성적을 크게 끌어올렸다. 2분기 영업이익만 보면 지난해 24억원에서 10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국동은 올해 상반기 세 차례에 걸쳐 전환사채(CB)를 발행했으며, 최근엔 최대주주가 150억원어치 CB를 인수했던 더와이홀딩스로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는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옷을 만들던 회사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불안한데 최대주주 변경을 예고한 뒤 급증한 실적을 발표했다.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는 것이 좋겠다.  
 
별도 실적과 연결 실적의 편차가 크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미원홀딩스의 경우 별도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은 5613%에 달하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198%로 뚝 떨어진다. 이것도 높은 수치지만 지주회사의 경우 연결실적이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반기 실적을 볼 때는 분기별로 나눠 보는 것도 중요하다. 1분기에 급증한 실적이 2분기에 꺾인 경우가 많다.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조선해양의 경우 1분기에 이익을 냈기에 망정이지 2분기엔 적자를 내 1분기 실적을 까먹었다. 1분기보다 2분기에 증가하는 편이 낫다. 
 
덩치가 작은 기업은 실적이 조금만 변해도 증가율 상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이런 기업들은 증가율보다 금액에 집중해야 한다. 시총 대비 실적 수준과 호실적이 이어질 수 있을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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