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금융취약층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실질적인 효과로는 미흡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지점 통폐합이 계속되고 비대면 서비스가 강화되는 추세기 때문이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이동점포 서비스를 활성화하거나 취약층을 대상으로 한 수수료 감면 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고령 친화적인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발표하고 고령층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노인금융피해방지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영업점 폐쇄에 대한 소비자 통지기간을 1개월에서 3개월로 늘리고, 고령층 이용 비중이 높은 지점의 경우 대체창구를 마련하는 등의 방안이 포함됐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최근 들어 디지털 금융과 비대면 서비스가 강조되면서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은 떨어지고 정보유출 등의 위험은 더 커졌다"며 "이에 대한 금융권 대책이 실질적으로 고령층 불편을 덜고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보장하는지 재고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고령층 전담 창구가 설치돼도 직원들의 겸업으로 효용이 떨어지는 등 소극적 대응이 문제였다는 지적이다. 또 은행들은 줄어드는 영업점에 대비해 우체국 등과 창구업무 제휴를 강화토록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 영업점은 지난 2012년 7681개에서 지난해 6710개, 지난 3월 기준 6652개로 감소했다.
은행들은 영업점 폐쇄 시 스마트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하고 고령자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고령자 금융지원에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대면 금융교육이 어려워 온라인 상에서 금융 취약층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중이다.
하지만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 금융국장은 "노인 등 금융 취약층이 현장에서 서비스 편의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비대면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수수료 감면이나 이동은행 운영, 전담창구 활성화 등 금융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은행 지점 통폐합과 비대면 서비스로 금융 취약층에 대한 지원방안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