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코로나처럼 오염수 실험하겠다는 일본
입력 : 2020-11-26 06:00:00 수정 : 2020-11-26 09:58:01
일본에는 메이와쿠(민폐) 문화라는 것이 있다. 스스로 남들 눈 밖에 나는 것을 싫어하고, 눈에 튀는 짓을 하는 사람들도 싫어하는 일본인들의 특성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아이들은 부모로부터 남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다. 실제 일본인들은 버스나 지하철에서 전화 통화를 하거나 공동주택에서 소음을 내는 일이 거의 없다. 일본인 깃발 관광객들이 조용한 것으로 유명한 것도 이 문화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개인주의적 특성이 강한 이 문화가 집단이나 국가라는 단계에 이르면 눈 녹듯 사라진다. 오히려 민폐를 끼치는 나라로 둔갑하는 것이다. 굳이 일제 식민 통치를 거론할 필요도 없다. 더러운 물을 바다에 버리겠다는 심산만으로도 충분하다.
 
일본 정부가 조만간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방침을 최종 결정한다고 한다. 주변국들의 반대와 우려에도 일본 정부는 사실상 이미 방출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지난 20일 갑자기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것도 여론몰이를 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일본대사관 관계자는 이날 오염수 방출이 연내 결정될 것이라며 방류 시기는 2022년 여름으로 상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염수 방류는 주권 사항이며, 방류 또한 국제 규범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민폐도 이만 저만 민폐가 아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타국민의 건강과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정화해서 방류하겠다는 오염수에는 대표적으로 방사능 물질 삼중수소가 있다. 유럽방사선위원회는 삼중수소가 체내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세포사멸, 유전적 손상, 생식기능 저해 등을 유발할 위험성이 증가한다고 우려한 바 있다. 삼중수소 외에 세슘, 스트론튬-90, 요오드 등 다른 방사능 물질들도 기준치 이상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는 이를 한 번 더 정화한 다음 희석하기 때문에 방사선 영향이 과학적으로 안전한 기준 이하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린피스 측은 오염수가 방류되면 접촉 생물의 유전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오염수를 안전하게 정화할 수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환상이라고 꼬집는다.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의 불가피성에 대해 오염수 저장탱크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저장탱크를 더 지으라는 지적에는 부지 확보와 주민 동의에 시간이 걸린다며 거부하고 있다. 환경시민단체 등은 오염수를 대기로 방출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는 해양 방류에 들어가는 비용의 10배가 소요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가 반대하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이 모든 게 돈 때문이라는 말이다.
 
이달 초 일본 정부 당국은 프로야구 경기장에 관람객들을 입장시키고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관한 인체 실험을 2주에 걸쳐 강행했다. 매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씩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경기장 내 관중 동선과 비말 확산을 점검해 실제 입장을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을지 판단해 보겠다는 목적이었다. 이는 마치 과거 잔인했던 일본 731부대의 생체실험을 보는 듯하다국민이 마루타냐라는 비난을 감수하면서도 끝내 실험은 멈추지 않았다.
 
오염수 방류 또한 다르지 않다. 방류에 따른 피해를 꼭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알 수 있다는 말인가. 물이 엎질러지면 이미 늦은 것이다. 그 누구도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일에 자국민도 모자라 타 국민들을 상대로 실험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그 누구도 마루타가 될 수는 없다.
 
이승형 산업부 부국장 sean120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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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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