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매출 절반이 '송출수수료'…홈쇼핑업계, 잘 나가도 '울상'
고마진 제품·코로나 수혜, 4분기 실적 개선 전망
매년 급증하는 송출수수료에 수익성은 저하
2021-01-11 19:00:00 2021-01-11 19:00:00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홈쇼핑업계가 코로나19 수혜와 연말 특수로 작년 4분기 호실적이 예상됨에도 마냥 웃을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홈쇼핑 매출 증대, 고마진 제품이 몰리는 4분기 성수기 특성상 실적 개선이 전망되나 매출의 가파르게 상승하는 송출수수료가 수익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4분기에는 고마진 제품의 매출 비중이 크고 코로나 재확산 여파로 홈쇼핑업계의 수혜가 확대된 영향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20년 GS홈쇼핑의 4분기 매출을 전년 대비 5.2% 늘어난 1조1370억원, 영업이익은 34.8% 성장한 400억원으로 전망했다. 현대홈쇼핑도 4분기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홈쇼핑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1조3830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3% 늘어난 430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취급고는 전년 동기보다 5~9% 성장한 수준이나 여행상품 비중 감소를 감안하면 실제 유형상품의 취급고 성장률은 10%가 넘는다는 분석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마진 유형상품 매출 비중이 상승하면서 영업 레버리지 효과는 더 클 것"이라며 "현대홈쇼핑의 경우 자회사 렌탈케어와 L&C 사업도 증익이 지속돼 영업이익 증가폭이 현대, 롯데, GS홈쇼핑 중 가장 클 수 있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렌터카 등 저마진 상품의 편성 비중도 축소됐다.
 
CJ오쇼핑도 수익성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CJ ENM의 4분기 커머스 부문 매출액을 4217억원, 영업이익은 487억원으로 추정했다. NS홈쇼핑 또한 4분기에 매출 성장세가 예상된다. NS홈쇼핑 관계자는 "3분기 매출에 이어 4분기에도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식품, 인테리어 등 집콕 생활로 인한 홈쇼핑 수요가 크게 늘었고 지난해 카탈로그 부문 실적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송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터넷(IP)TV 사업자에 대한 송출수수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매출 규모는 늘어났지만 해마다 IPTV에 내는 송출수수료가 급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채널이 IPTV 채널에 편성되기 위해 내는 일종의 '자리세' 개념이다.
 
자료/한국TV홈쇼핑협회 홈페이지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홈쇼핑회사들의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은 2019년 기준 49.2%로, 지난 2015년 35.4%에서 가파르게 상승했다. △2016년 1.4%포인트 △2017년 2.6%포인트 △2018년 7.2%포인트 △2019년 2.6%포인트씩 증가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업체별는 최대 송출수수료 증가율은 최대 10%까지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신한금융투자가 추정한 NS홈쇼핑의 2020년 송출수수료 증감률은 10.9%, GS홈쇼핑은 7.1%, CJ ENM(CJ오쇼핑) 5.3% 수준이다. 
 
전체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을 송출수수료로 내고 각종 비용 등을 제외하면 실제 홈쇼핑업체의 수익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홈쇼핑업체들의 송출수수료 금액은 2019년 기준 1조5497억원으로, 해마다 10%에 가까운 상승률이 적용되고 있다.
 
홈쇼핑업체 한 관계자는 "홈쇼핑업계가 코로나에 따른 재택, 집콕 문화로 매출이 증가했고 수혜 업종인 것은 사실이지만 해마다 개선되지 않는 송출수수료 증가 문제로 큰 폭의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이번에 송출수수료가 또 인상되면 매출의 절반을 넘길 것으로 예상돼 4분기 실적 호조를 기대하면서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홈쇼핑업계가 코로나 수혜로 인한 4분기 호실적 전망에도 가파르게 오르는 송출수수료에 수익성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롯데홈쇼핑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