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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C&C-SK 합병 어찌되나?
2010-10-15 12:40:03 2010-10-15 14:34:24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최근 SK텔레콤(017670)이 보유중인 SK C&C(034730) 지분 4.9%를 쿠웨이트 투자청에 매각하면서, 지주회사 체제 구축을 위한 SK와 SK C&C 합병이 급물살을 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순환출자 구조 해소가 지주회사 체제 구축의 선결조건이라는 점 때문인데요.
 
이와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역시 주가입니다.
 
우선 SK C&C 주가가 10만선을 재탈환할 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10만45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후 소폭 조정을 받다가 14일부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는데요.
 
외국인 보유율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 났습니다.

 
외국인 보유율이 늘어난 것은 앞서 살펴본대로 SK텔레콤이 쿠웨이트 정부에 SK C&C 주식을 매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SK 텔레콤의 SK C&C 지분은 종전 9%에서 4.1%로 줄었습니다.
 
SK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SK(003600)와 SK C&C의 합병을 추진해야 하는데요. 합병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처리돼야 하는 부분이 바로 SK텔레콤의 SK C&C 지분 정리입니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최태원 회장-SK C&C-SK-SK텔레콤-SK C&C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SK그룹은 내년 상반기까지 최 회장에서 지주회사, 자회사로 이어지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순환출자 문제를 반드시 해소해야 합니다.
 
SK그룹은 오버행 이슈 없애기 위해 SK텔레콤의 SK C&C 지분을 시중에다 파는 게 아니라 블록으로 팔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약속대로 SK텔레콤은 12일 장외시장에서 쿠웨이트 정부에 SK C&C 지분 4.9%을 넘겼습니다. 나머지 지분 4.1%를 마저 팔기 위해 현재 SK 텔레콤은 SK그룹에 우호적인 기관투자자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밖에 지배구조 완성을 위해 병행되어야 하는 부분은 최 회장의 SK C&C 지분 확대입니다. 이에 최 회장의 자금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계속해서 시장의 눈길이 쏠리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앞서 지난달 14일 우리투자증권(005940)과 SK C&C 지분 중 약 400만주에 대해 담보대출 계약을 맺은 바 있습니다. 최 회장은 SK C&C 주식을 담보로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1875억원(통상 주식시가의 50% 수준) 가량을 대출받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다 지난 2월 SK 지분 103만주 처분에 따른 920억원까지 합치면 현재 최 회장의 자금은 2800억원 수준입니다. SK C&C 지분 추가 매수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SK C&C의 주가가 합병 시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텐데요. 오늘 10시 기준으로 SK C&C 주가는 9만6800원입니다. 만약 최 회장이 이 정도 주가 수준에서 SK C&C 주식을 산다고 가정해도 289만2500주 가량을 살 수 있습니다. SK 텔레콤의 현재 SK C&C 주식 보유량 205만주 모두를 사고도 남는 수준입니다. 그 경우 지분은 48.6%로 늘어납니다.
  
이밖에도 SK와 SK C&C의 합병에는 몇가지 변수들이 남아 있습니다.
 
SK C&C가 상장한 지 1년이 되는 오는 11월 11일에 보호예수 물량이 풀립니다. 크건 작건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보호예수 물량이 어느 정도나 시장에 풀릴지 살펴본 이후에 그룹차원에서 다시 한번 합병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호예수 물량은 7.6% 수준입니다.
 
또 SK C&C의 SK증권 지분 보유 문제도 살펴봐야 합니다. SK C&C는 현재 SK증권 지분을 7.7%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주회사가 되려면 현행법상 산업이 금융지분을 못 갖게 돼 있는 규정문제가 해결돼야 합니다.
 
다만 현재 이와 관련된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 논의 중이어서,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자연스럽게 이 문제도 해소가 됩니다.
 
아니면 SK증권(001510)을 아예 계열에서 분리해 지주회사 체제에서 제외할 가능성도 남아 있습니다.
 
한편,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의 완료시기를 점검하려면 계열사간 지분 소유 문제도 꼼꼼히 따져봐야 합니다.
 
자회사인 SK네트웍스(001740)와 손자회사인 대한송유관공사 간 상호지분 보유 문제가 남아 있는데요. 현행법상 지주사의 자회사와 손자회사끼리는 상호간 지분을 보유할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가 보유한 대한송유관공사 지분(4.6%)도 매각해야 합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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