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무한질주…10대그룹 1분기 실적 ‘온도차’
삼성·SK 반도체 투톱이 실적 견인해
현대차·LG 주춤…화학·배터리 부진
중동발 우려에 환율·관세 리스크도
2026-03-26 15:21:59 2026-03-26 15:52:57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10대 그룹의 올해 1분기 장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그룹별로는 희비가 갈릴 전망입니다.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른 메모리 슈퍼사이클(장기호황) 효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 경신을 예고하고 있는 반면 자동차·화학, 배터리 업종의 수익성은 미국발 관세와 고환율, 중동 전쟁 리스크 등으로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섭니다. 증권가에서는 10대 그룹 주요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3.5배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룹별 체감온도는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을지로 마천루 모습. (사진=뉴시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을 추정한 국내 10대 그룹(롯데·한화·HD현대 제외)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총 42조374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조6869억원) 대비 약 3.5배 늘어난 규모입니다. 외형상으로는 완연한 회복세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체 이익의 절대다수를 견인하는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됐습니다.
 
실제 실적 개선을 이끈 주역은 단연 반도체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해 D램, 서버용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 전반에 걸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이익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36조4489억원으로 작년 동기(6조6853억원)에 견줘 4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삼성전자 한 곳의 영업이익은 증권사 3곳 이상 전망치가 있는 10대 그룹 전체의 86%에 달하는 수준으로, 작년 4분기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조원 고지에 올라선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새로운 역사를 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15조48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으며 순이익은 272.7% 뛴 30조6500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국내 반도체 쌍두마차 중 하나로 꼽히는 SK하이닉스의 성장도 눈부십니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년 전(7조4405억원)보다 316% 급증한 30조9522억원으로 예측됐습니다. 같은 기간 예상 매출액은 159.5% 오른 45조7785억원, 순이익은 202% 늘어난 24조5005억원으로 나왔습니다.
 
지주사인 SK의 영업이익은 91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0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손자회사라는 점에서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지만, SK스퀘어라는 중간지주사의 지분법 이익 증가와 함께 SK이노베이션 흑자전환 전망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현대차는 북미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대에 따른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2조96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5% 감소할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휴머노이드 상용화 기대감 등 로봇·자율주행에 대한 모멘텀에도 중동 리스크와 미국 관세 영향,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한 글로벌 인센티브 상승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11조4679억원)이 전년 대비 19.5%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매출액은 46조1381억원으로 3.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며 순이익은 15.3% 하락한 2조866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2조4389억원으로 18.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국내 주요 그룹 1분기 실적 전망.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LG의 경우 주요 계열사의 부진으로 554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돼, 전년 동기 대비 13%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LG전자(1조3755억원), LG디스플레이(1480억원), LG이노텍(1707억원)의 영업이익이 각각 9%, 340%, 36% 오르며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생활건강(522억원)의 영업이익이 63% 감소하고 LG화학(-1479억원), LG에너지솔루션(-1123억원)의 적자가 확대되하는 등 화학·배터리 계열사의 영업 손실이 불가피한 까닭입니다.
 
주력 사업별 계열사들의 실적을 봐도 삼성SDI(-2802억원)와 롯데케미칼(-2170억원), 분리막 제조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559억원)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559억원), 한화솔루션(-54억원) 등 화학·배터리 계열사들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동에서 생산되는 폴리에틸렌(PE) 등 화학제품이 호르무즈 폐쇄로 수출이 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에틸렌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조정과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중국발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중동사태에 대해 “국내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교적 유사한 원가 구조를 가진 정 산업과 달리 한국의 나프타분해시설(NCC)들은 글로벌 원가 구조에서 가장 열위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포스코홀딩스의 영업이익은 60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의 철강 부문은 전분기 원가 상승 부담이 반영된 가운데, 가격 전가는 시차를 두고 지연되며 부진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포스코이앤씨 정상화, 포스코인터내셔널 증익, 장가항 적자 해소 등이 연결 실적을 방어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밖에 신세계는 11% 오른 146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GS의 영업이익은 작년 1분기보다 7.7% 하락한 7383억원으로 전망됐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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