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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30일 주총 앞두고 '폭풍전야'
이사선임 등 노조·시민단체 vs 사측 대립각
2008-05-29 09:59:55 2011-06-15 18:56:52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앞둔 현대증권은 폭풍전야를 연상케 한다. 이사선임과 배당금 지급 안건 등을 놓고 사측과 노조, 시민단체 간에 치열한 논쟁과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먼저 현대증권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인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대증권은 이철송 한양대 법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경제개혁연대는 이 교수에 대한 후보 추천을 철회할 것을 현대증권에 요구하고 금융감독원에도 현대증권의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 대한 검사를 요청했다.
 
현대증권 노조측도 사측과는 별도로 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와 김진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고, 표 대결을 통해서라도 이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막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주주총회 안건분석 기관인 아이에스에스(ISS)가 현대증권의 정기 주주총회와 관련해 노동조합의 주주 제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1985년 설립된 ISS는 전 세계 100개국의 기관투자자와 기업고객들에게 주주총회 관련 의안 분석과 의결권 행사 권고안을 제공하는 미국의 투자자문사다.
 
사외이사 선임 논란노조 시민단체 반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철송 교수는 작년에도 현대증권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해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적이 있다. 그러나 선임된 지 일주일 만에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당시 이 교수가 예금보험공사 부실책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현대증권 사외이사 역할을 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예보는 지난해 3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현대건설 부실 책임을 물어 520억원대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을 채권금융기관에 지시한 적이 있는데 이러한 결정은 부실책임위원회를 통해 이뤄졌다.
 
따라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가 현대그룹 계열인 현대증권의 사외이사를 맡는다는 것에 대해 노조와 시민단체는 이해상충의 문제를 들어 강하게 반발했었다.
 
그러나 이 교수는 현대증권 사외이사직을 그만두고 지난해 9월에는 부실책임위원장 직을 사임했지만 작년 11월과 올해 3월 개최된 현대증권 이사회에 임시이사(퇴임이사) 자격으로 참석해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양대, 사외이사 겸직 승인한 적 없어
 
경제개혁연대는 한양대가 이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한 겸직을 승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후보 추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육공무원법령에서는 대학교원의 사외이사 겸직을 학교에서 허가할 경우 허가의 필요성과 허가기간의 적절성, 허가대상기업의 적합성을 검토해 허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교수가 지난해 5월 현대증권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퇴임했음에도 여전히 현대증권 이사로 등재돼 있었고 이사회에 참석하는 등 사외이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한양대에서 겸직 승인을 받아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연대는 현대증권 이사회에 공문을 보내 이 교수에 대한 사외이사 후보 지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한양대에도 이 교수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현대증권, 법적인 문제 없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이 교수의 사외이사후보 추천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법원에서 퇴임이사로 활동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결정에 따른 것으로 법적으로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또한 퇴임이사 시절 이 교수의 경험과 학식이 회사에 도움이 많이 된 만큼 앞으로 회사 발전에 활용하고자 이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조측이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내놓은 만큼 주주총회에서 어떻게든 결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vs 노조 치열한 표 대결 예고
 
현대증권 노조는 이성규 서울시립대 교수와 김진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500원 배당금 지급 안건을 제안했다.
 
현대증권 노조는 회사 주식 69만주(0.4%)를 보유하고 있고 노조 측 우호지분인 우리사주조합은 650만주(3.5%)를 갖고 있다.
 
반면에 현대증권의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을 비롯해 회사 쪽 지분은 20%안팎이다.
 
현대증권 이사회는 전재중, 이철송 사외이사 후보와 450원 배당급 지급을 주총 안건으로 제안한 바 있어, 이번 정기 주총에서 회사와 노조간의 치열한 표 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권승문 기자(ksm12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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