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천항만공사와 특혜 꽃집
10년 넘게 한 꽃집에 수억원 집행…특혜·불법에 '현금화 의혹'까지
"수의계약 잘못 인정, 지침위반은 아냐"…직원 "공사와 거래 않겠다"
2026-04-01 17:29:49 2026-04-01 17:47:46
[뉴스토마토 최태용 기자] 인천항만공사가 10년 넘게 꽃집 한 곳에서 수억 원어치 화환 등을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꽃집은 공사 직원 가족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인천 연수구 IBS타워에 있는 인천항만공사 모습. (사진=인천항만공사)
 
1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인천항만공사 2014년~2025년 A꽃집 집행 내역'을 보면 공사는 최근 12년 동안 A꽃집에 3억7907만원을 지급했습니다. 연 평균 3100만원이 넘는 액수입니다. 2014년이 6755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장 적었던 지난해에는 1733만원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오랜 기간 큰 액수의 거래가 있던 A꽃집이 공사 직원 B씨 가족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현행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은 수의계약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B직원이 법에서 규정한 고위공직자(사장·부사장·상임감사)에 해당하지 않지만, 사실상 계약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 역시 가족과 수의계약을 맺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A꽃집에 돈을 가장 많이 쓴 부서는 기획관리처(옛 기획조정실)입니다. 기획관리처는 공사 핵심 부서로 기획·전략·현안 관리부터 대관 업무까지 맡고 있습니다. 대관 부서인 만큼 대외 협력 예산이 따로 책정돼 있는데, 한번에 수십에서 수백만 원씩 A꽃집에 결제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결제된 꽃값이 어디에 쓰였는지 내부 전산망을 통해서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기조실이 2022년 8월 A꽃집에 집행한 비용이 160만원, 이듬해 6월엔 110만원인데 '업무추진비'라고만 나와 있습니다. 기획관리처로 이름을 바꾼 2024년 7월 역시 '업무추진비 230만원'을 결제했다고 나와 있지만, 지출 근거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A꽃집은 민간기업이 공공기관과 거래할 때 필수적인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습니다. 공사와 거래하는 업체 가운데 유일합니다.
 
내용이 이렇다 보니 B씨가 기조실에 근무하는 기간 꽃값을 현금화했다는 의혹까지 나옵니다. 인천 항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사 기조실은 구속된 전 부사장 C씨를 중심으로 인천항만 카르텔의 핵심이었던 곳"이라며 "검찰 특활비처럼 업추비를 현금화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공사 부사장을 지낸 C씨는 지난 2월 민간업체에 뇌물을 요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B씨 역시 현재 감사원에서 감사 중인 항만 배후부지 불법 전대 문제를 담당하는 부서의 책임자입니다. 둘은 대학 동문으로 같은 기간 기조실에서 근무하는 등 측근으로 통합니다. 2005년 공사 출범 이후 인천의 항만 카르텔을 형성하는 데 C씨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사는 A꽃집에 수의계약을 몰아준 점에 대해선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꽃값 지출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공사 관계자는 "직원 가족 꽃집이다 보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이용한 것 같다. 부적절하게 볼 수 있다"면서도 "화환을 어디에 보냈는지 등의 지출 근거는 담당부서에서 기록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B씨도 "신경쓰지 못한 부분"이라며 "앞으로 (A꽃집과) 공사와의 거래를 끊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최태용 기자 rooster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